국립환경과학원 ‘반응챔버를 이용한 미세먼지 생성 특성 연구’ 발주
자체오염원 없어 최적 장소… ‘중국발 미세먼지 기여도’도 확인 기대

다양한 대기질 관측 장비들이 구축돼 있는 백령도 측정소.(주현웅 기자)2018.6.3/그린포스트코리아
다양한 대기질 관측 장비들이 구축돼 있는 백령도 측정소.(주현웅 기자)2018.6.3/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정부가 국외에서 날아온 대기오염물질이 어떻게 미세먼지로 바뀌는지 규명하는 작업에 나선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백령도 대기오염 집중측정소를 중심으로 ‘반응챔버를 이용한 미세먼지 생성 특성 연구’를 올해 시작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11일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번 연구의 목적은 백령도를 거쳐 국내로 유입되는 초미세먼지(PM1.0)의 유·무기 성분과 전구물질(화합물 합성에 필요한 물질) 등을 분석하는 데 있다.

환경 요인과 전구물질 등으로 인해 2차 생성된 미세먼지의 잠재량을 반응챔버로 분석함으로써 고농도 미세먼지에 환경 요인과 전구물질이 얼마나 기여하는지 파악한다는 것이다.

2차 생성 미세먼지는 자동차나 공장에서 배출된 배기가스 등이 공기 중에서 미세먼지로 변한 것을 말한다. 오염원으로부터 배출된 이후 화학반응을 통해 크게 증가하는 게 특징이다. 일부 언론의 보도대로 ‘중국발 미세먼지’를 파악하는 게 첫 번째 목표는 아닌 셈이다.

백령도는 국외에서 유입된 공기를 받아 국내로 이동하는 첫 번째 시작점이다. 이와 관련해 이민도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 연구관은 <그린포스트코리아>에 국외에서 유입된 공기를 받은 백령도의 공기가 국내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이뤄지는지 파악하는 게 연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관은 “국외 공기가 어디서 오는지 중요한 게 아니라 백령도에서 시작해 국내를 통과하는 과정에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가 생기는지 알고자 하는 게 연구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에 모든 나라는 외국에서 유입된 공기를 받기 마련”이라면서 “이렇게 형성된 공기가 시간과 조건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즉 미세먼지가 얼마나 늘어나거나 감소하는지 확인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가 중국발 미세먼지 기여도를 파악하는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배기가스를 비롯한 1차 오염물질이든 2차 생성 미세먼지든 간에 한국에서 발생하지 않은 오염물질의 속성을 캐는 연구이기 때문이다.

어떤 형태로든 중국에서 오염물질이 날아와 2차 생성 미세먼지로 바뀌었다는 점을 증명하면 중국이 한반도 미세먼지의 오염원이라는 ‘스모킹건’을 확보할 수 있다. 백령도는 중국을 제외하면 섬 내부는 물론이고 주변에 대기 오염원이 거의 없는 곳인 만큼, 중국발 대기오염물질을 분석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기간은 총 10개월이다. 계절, 고농도 사례 및 기상에 따른 상관관계 등을 고루 분석할 수 있다. 연구기관이 선정되면 10개월간 백령도 대기오염 집중측정소에서 연구가 진행된다. 오는 15~19일 오전 10시까지 접수할 수 있다. 예산 규모는 1억원이다.

seotiv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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