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경제 성장으로 생물 다양성 급감
세계 토지 이용률도 나날이 증가 추세
농림업으로 생태계 탄소처리 능력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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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인구 성장과 경제 발전이 생물 다양성 파괴의 주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빠른 인구 성장과 경제 발전이 생물 다양성 파괴의 주요인으로 지적됐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는 독일 라이프치히 소재 생물다양성 통합연구소(iDiv)와 할레 비텐베르크 마르틴 루터 대학교 연구팀의 연구내용을 최근 게재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연을 농림업의 자원으로 이용하는 일은 심각한 생물 다양성 손실을 낳는다. 이 문제에 대한 정책 입안자들의 일반적 대응은 신기술을 활용해 농업과 산림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지만, 연구팀은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인구가 늘어나고 경제가 성장할수록 농산물에 대한 수요도 올라 토지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다“며 ”인구·경제 급성장 속에서 지속 가능한 소비를 실현하려면 자연보전 정책에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적 진보로 토지 면적대비 효율성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늘어나는 인구수를 보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구내용에 따르면 밭과 농장으로 변해버린 자연은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큰 위협으로 작용한다. 세계인구와 국제경제가 나날이 성장하는 만큼 모든 사람이 음식과 물건을 소비하려면 더욱 많은 농지가 필요하고, 이를 충당하려 자연을 끊임없이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생물 다양성, 토지 이용률, 이산화탄소(CO2) 처리 등에 대한 통합데이터와 2000~2011년 경제모델 등을 활용해 인구 성장과 경제 발전이 생물 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 손실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급격한 인구 성장과 경제 발전으로 전 세계 모든 곳에서의 토지 이용도가 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2000~2011년엔 토지 이용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조류의 수가 전체의 7%까지 증가했다.

열대 지방에서의 생물 다양성 손실은 특히 심각했다. 2011년 농업과 산림업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조류 중 95% 이상이 남미, 아프리카, 태평양 지역에 서식했다.

같은 기간 지구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흡수율은 6% 감소했다. 이는 농지에 심어진 식물이 자연 서식지의 탄소 흡수량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태계 탄소처리 능력도 전 세계적으로 줄고 있다. 유럽과 북미 지역의 탄소처리 감소율 중 25%는 농업과 임업으로 인한 토지 이용 탓이다.

연구팀은 국제무역이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에 가져온 영향도 분석했다. 이들은 식품을 구매하는 행동이 간접적으로 지구 반대편의 자연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햄버거 사례를 통해 '연쇄 살생'이 발생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팔리는 햄버거 패티는 주로 남미에서 사육되는 소로 만들어지는데, 소 사육을 위한 농지를 마련하는데 숲이 훼손되고, 이곳에 서식하던 생물의 생존까지 위협받게 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알렉산드라 마크 박사는 ”토지 효율성이 이전보다 높아져 1달러에 포함된 환경 피해는 나날이 줄고 있으나, 전반적인 환경 피해는 증가하고 있다“며 "경제 발전과 인구 성장이 너무 급속도로 일어나 토지 효율이 향상한 것을 넘어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엔의 ‘지속가능한 발전 계획’ 목표를 달성하려면 인구 증가를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결국 세상은 사회와 자연의 혜택을 입기 마련이므로 선진국은 생물 다양성 파괴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이고, 기후 정책이 지구의 토지 이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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