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희귀식물이 지닌 '안정화 메커니즘' 덕분"
강우변화·지구온난화 탓에 미래 개체 수 예측은 어려워

The desert yellowhead grows in areas where other plants are unable to thrive.
사막옐로우헤드는 다른 식물이 번성할 수 없는 지역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을 가졌다.(사진=레일리 딥너 박사)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오직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 두 곳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식물 '사막옐로우헤드(desert yellowhead)'가 멸종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밝혀졌다.

학술지 ‘생태논문’(Ecological Monographs)은 사막옐로우헤드가 지닌 고유의 특성 덕분에 기후 등 악조건 속에서도 살아남았다는 미국 연구팀의 연구내용을 최근 게재했다.

와이오밍대, 콜로라도 볼더대, 듀크대 소속 연구원들이 참여한 연구팀은 연구논문에서 사막옐로우헤드가 장소에 따라 다른 성장 속도 등 고유한 특성의 '안정화 메커니즘'이 이들의 생존비결이라고 밝혔다.

사막엘로우헤드는 그동안 적은 개체 수인데도 쉽게 멸종하지 않고, 낮은 분포 상태에서도 안정적 개체 수를 유지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희귀 꽃은 1990년 미국 식물학자 로버트 도른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됐지만 2002년 멸종위기종보호법(ESA)에 따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다.

리차드 스콧 와이오밍대 교수가 이끈 연구팀에 따르면 와이오밍주 비버림지역(Beaver Rim area)의 사막옐로헤드 개체 수는 22만2577㎢ 내 약 1만5000송이 정도다.

개체 수가 적은 식물일수록 생존을 위해 더욱 빠르게 성장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이는 '밀도의존성' 때문이다. 밀도의존성은 특정 생물형군이 불리한 환경조건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사막옐로우헤드는 여기에 강수량, 토양 등 기타 환경요인에 대한 반응 능력도 갖고 있다.

스콧 교수는 10여년 동안 사막옐로우헤드 개체에 대한 상세 정보를 수집했다. 다른 연구원들도 5년간의 연구를 통해 사막옐로우헤드의 생존 요인을 밝혀주는 데이터를 모았다.

연구에 참여한 레일리 딥너 박사는 "일반적으로 이같이 고립되고, 적은 개체 수를 보이는 식물 종은 단기에 멸종될 가능성이 높지만, 사막옐로우헤드는 여러 메커니즘을 통해 지금까지 계속 살아남았다“면서 ”사막옐로우헤드는 기후가 다양한 곳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사막옐로우헤드의 미래 개체 수를 예측하려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사막옐로우헤드의 장기 생존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하지만 이 꽃이 과연 언제까지 높은 생존율을 보일 것인지에 대해선 확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는 와이오밍 주의 기후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시뮬레이션에 사용된 데이터는 대부분 평균보다 건조한 기후가 적용됐다. 

딥너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적은 개체 수를 보이는 식물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에 대한 통찰을 할 수 있었다”면서도 “강우 패턴 변화, 지구온난화 등 많은 변수가 생겨나는 중이기 때문에 이 희귀종이 미래에도 계속해서 살아남을 것이라 속단할 순 없다”고 말했다.

roma2017@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