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종과 경쟁·서식지 훼손 등이 멸종 원인
"침입종 관리·숲 복원작업 동시에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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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인 북부점박이올빼미(NSO)의 개체 수를 회복하려면 침입종에 대한 관리와 서식지 보존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멸종위기종인 북부점박이올빼미(NSO)의 개체 수를 회복하려면 침입종에 대한 관리와 서식지 보존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과학 매체 사이언스데일리는 북부점박이올빼미의 개체 수가 태평양 연안 북서부에서 급감하는 이유를 미국 연구팀이 밝혀냈다고 최근 보도했다. 개체 수 감소 원인과 함께 연구팀은 NSO에게 최적인 서식지 조건과 종 간의 상호 작용까지 파악했다.

NSO는 멸종위기종 보호법(ESA)에 따라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관리국에 의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다. 수년간 과도한 벌목으로 올빼미의 숲이 파괴됐기 때문이다.

미국 지질조사국 연구원이자 이번 연구를 이끈 찰스 야쿨릭은 “북부점박이올빼미의 서식지인 숲이 오래되고 파괴된 상태이기 때문에 북부점박이올빼미 개체 수를 회복하려면 이를 복원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물론 복원과 함께 침입종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빼미 서식지가 파괴되자 미국 토지관리국과 농무부 산하 산림서비스부는 1994년 북서부 산림 계획(Northern North Forest Forest Plan)을 통해 그동안 북부점박이올빼미의 서식지 면적을 보존하고 늘리는 데 중점을 두고 연방 정부의 토지를 관리했다.

그러나 숲 복원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북부점박이올빼미 개체 수는 계속해서 빠르게 줄어들었다. 숲 복원 작업의 속도가 느린 데다 수십 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숲에 서식하는 다른 올빼미 종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북부점박이올빼미 개체 수는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침입종인 줄무늬올빼미는 약 50년 전부터 북부점박이올빼미의 서식지를 침범했다. 북서부 산림 계획이 시행된 1994년엔 개체 수가 줄어드는 듯 보였으나 다시 빠르게 증가했다.

야쿨릭은 "20년 전만 해도 줄무늬올빼미 개체 수가 이렇게까지 늘어나 북부점박이올빼미 개체 수 회복에 커다란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중간 관리자가 개입하지 않으면 향후 수십 년 내 멸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줄무늬올빼미는 북부점박이올빼미와 경쟁을 해 주요 보금자리나 사냥 지역을 차지하는데, 북부점박이올빼미는 이 경쟁에서 주로 패배한다.

이처럼 줄무늬올빼미는 이 지역 전체 생태계에 변화를 가져와 숲에 있는 다른 동물들에게도 위협요소로 꼽힌다.

야쿨릭은 "오직 태평양 연안 북서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북부점박이올빼미는 숲 보존을 위한 먹이사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줄무늬올빼미가 비슷한 생태적 기능을 하긴 하지만, 먹이로 삼는 종의 범위가 넓어 다른 생물 종의 개체 수를 감소시키는 등 부정적 연쇄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줄무늬올빼미와의 경쟁이나 서식지 환경 등이 달라지면 북부점박이올빼미 개체 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 분석했다. 이들은 △줄무늬올빼미 개체 수가 감소할 경우 △서식지 환경이 변할 경우 △같은 환경조건 등 3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북부점박이올빼미 개체 수 변화 추이를 파악했다.

분석결과, 북부점박이올빼미 개체 수 회복을 위한 가장 효과적 방법은 침입종을 서식지에서 제거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북부점박이올빼미의 개체 수가 급감한 주원인이 줄무늬올빼미의 개체 수 증가와 그로 인한 경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침입종 제거로 북부점박이올빼미 개체 수가 빠르게 안정기에 접어들 수 있겠지만, 이는 단기적 효과일 뿐 장기적 방안으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장기적 효과를 이끌어 내려면 숲 복원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산림 재생은 50년 이상이 소요되는 장기과제다. 연구팀은 “서식지 환경을 개선하고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북부점박이올빼미의 생존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라면서 “결국 그렇게 되면 줄무늬올빼미를 몰아내는 일에 덜 의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두 가지 방안이 잘 이행된다면 멸종위기종 북부점박이올빼미의 95%가 50년 이상 생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둘 중 하나라도 만족되지 않는다면, 북부점박이올빼미는 수십년 내 멸종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팀은 “앞으로는 줄무늬올빼미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고안하고, 이들을 어디로 보낼 것인지에 대해 알아볼 계획”이라며 “두 올빼미 종이 어떤 서식지 조건에서 잘 어울려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내용은 과학저널 '생태학적 응용(Ecological Applications)에 실렸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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