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패션머티리얼
코오롱패션머티리얼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코오롱에 악재가 겹쳤다. 이웅렬 전 회장이 지난달 14일 자본시장법과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된 지 약 보름 만에 그룹의 모태사업인 원사(原絲)사업을 멈추게 됐다. 해당 사업주체인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오는 6월 30일부로 영업을 멈출 전망이다. 그러면서 257억4000만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사업구조 개편 및 경영 정상화에 나서기로 했다. 최대주주인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새로 발행되는 보통주 900만주를 2860원에 배정받는다.

코오롱그룹은 1957년 ‘한국나일론’으로 출발해 나일론 섬유를 생산했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이를 계승한 곳으로 코오롱그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다. 60년 넘게 원사사업을 벌이며 폴리에스터 원사와 스판덱스·스포츠 의류용·방수 원단 등을 제조했다. 그룹에서는 상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원사시장에 최근 불어닥친 불황으로 코오롱패션머티리얼도 무릎을 꿇었다. 2014년 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부터 줄곧 수십억원대의 적자행진을 이어왔다. 최근 5년간 누적 적자액이 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흑자전환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해지면서 결국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영업정지를 택했다.

문제는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의 직원들과 이곳으로부터 원사를 공급받던 섬유업체들이다. 치명적 영업손실로 문을 닫게 된 만큼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데다, 원사를 공급받던 섬유가공업체들도 갑작스러운 사업중단 소식에 대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다.

섬유업계 한 관계자는 “원사업계에 대한 시장 수요 자체가 크게 줄었다기보단 중국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린 것이 근본적 원인”이라면서 “이미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 코오롱패션머티리얼도 어쩔 수 없이 인력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직원들이 문제제기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한다. 업계에서는 코오롱패션머티리얼 직원들이 비정규직으로라도 회사에 남으려 한다는 말이 나온다. 모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하도급업체로서 생산라인을 가동하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회사 직원들은 노조가 없어 사측과 어떻게 문제를 풀어갈지 미지수다.

당장 코오롱측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업황 등을 고려해 영업정지를 결정, 정상화에 노력하기로 한 것 외에는 구체적으로 나온 얘기가 아직 없다”면서 “인력구조조정 규모는 물론 여부에 대해서도 나중에 자세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hesco12@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