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 가운데 초미세먼지 농도 칠레 이어 2위
초미세먼지 오염도 최고 도시 100개 중 44개

전 세계 초미세먼지 농도 지도. 세계 랭킹을 보면 3000여개의 도시 중 상위 100을 차지하는 도시의 대부분이 아시아 지역에 있다. 회색으로 표시된 아프리카 및 남미 지역은 대기질 측정 데이터 정보가 부족한 지역이다. (사진 출처 에어비주얼)
전 세계 초미세먼지 농도 지도. 세계 랭킹을 보면 3000여개의 도시 중 상위 100을 차지하는 도시의 대부분이 아시아 지역에 있다. 회색으로 표시된 아프리카 및 남미 지역은 대기질 측정 데이터 정보가 부족한 지역이다. (사진 출처 에어비주얼)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병욱 기자] 한국의 공기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악'이라는 충격적인 분석이 나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5일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인 에어비주얼(AirVisual)이 출간한 ‘2018 세계 대기질 보고서’를 분석해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2018년 전 세계 초미세먼지 오염도를 국가 및 도시 단위로 측정, 순위를 매긴 자료로 73개국 3000여개 도시를 대상으로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초미세먼지 농도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칠레였다.

개별 도시 단위를 살펴봤을 때 한국의 초미세먼지의 심각성은 더욱 두드러졌다. OECD 회원국의 도시 중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가장 높은 100개 도시에 국내 도시 44개가 이름을 올린 것. 대표적인 지역은 경기 안성과 평택, 이천, 시흥, 양주, 강원 원주, 전북 전주, 충북 청주 등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대기질 모니터링을 시작한 2015년 대비 2018년 한국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6㎍/m³ 에서 23㎍/m³으로 약 12% 감소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15㎍/m³ 이하인 ‘좋음’ 일수 역시 2015년 63일에서 2018년 127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초미세먼지 ‘나쁨’과 ‘매우 나쁨’ 일수 또한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5년 수도권의 ‘매우 나쁨’ 일수는 하루도 없었지만, 2018년에는 5일을 기록했다. ‘나쁨’ 일수 역시 62일에서 72일로 크게 증가했다.

평균적인 초미세먼지 농도는 감소했지만,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질 정도의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일수가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대기환경 전문가인 우정헌 건국대 교수(공과대학 기술융합공학과)는 “최근 증가하는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은 기후변화와도 관련이 높다”며 “고농도 현상은 기후변화로 인해 바람이 전반적으로 정체되는 현상이 발생할 때, 국외 유입과 국내 배출원이 만나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이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주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복사강제력의 변화이며, 그 영향은 매우 다양하고 크다"면서 "이것이 온실가스 감축이 대기오염 물질 저감과 동시에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에어비주얼 보고서 역시 아시아지역 내 초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석탄 발전과 수송 부문의 화석연료(석유) 사용을 지적했다.

2018년 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한국의 수송 분야 석유 사용량은 꾸준히 증가했으며, 석탄 소비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그린피스 글로벌 대기오염 부서 손민우 캠페이너는 “대기오염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사람들의 안전과 보건과 직결돼 있다”며 “한국이 세계보건기구 권고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증가하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절대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수송 부문에서의 화석연료 사용은 2015년 대비 7% 이상이 증가했고, 석유 에너지 소비량 중 절반 이상인 58%가 도로 운송”이라며 “고농도 초미세먼지 현상이 서울과 수도권에 쏠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민의 호흡권에 가까운 도로교통 오염원을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wook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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