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담배폐기물 위탁업체 보니…부실공장 '다수'
KT&G 담배폐기물 위탁업체 보니…부실공장 '다수'
  • 주현웅 기자
  • 승인 2019.03.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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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폐기물 매립으로 등록취소 절차 밟은 곳도
KT&G "위탁업체 선정 기준 절차 밝힐 수 없어"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금강농산에 담배폐기물인 ‘연초박’을 공급했던 KT&G가 불법행위로 행정·사법 조치를 받은 업체들에도 연초박 처리를 위탁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임형택 익산시의회 의원과 국회 등에 정보공개청구를 의뢰해 사업장폐기물 관리·감독 기관들로부터 ‘2013~2017년 담배제조업체 사업장폐기물 처리현황’ 자료를 입수했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KT&G는 해당 기간 총 7개 비료공장에 연초박 처리업무를 맡겼다. 위탁업체는 △전북 익산 S공장(435톤) △완주 H공장(85톤) △강원 H공장(523톤) △경북 상주 T공장(82톤) △김천 M공장(118톤) △성주 S공장(314톤) △충북 보은 S공장(10톤) △충남 부여 B공장(7톤) 등이다.

KT&G의 연초박을 처리하는 위탁업체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전북 익산 장점마을의 비료공장에서 발견된 KT&G 연초박 받침대(주현웅 기자)2019.3.4/그린포스트코리아
KT&G의 연초박을 처리한 위탁업체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전북 익산 장점마을의 비료공장에서 발견된 KT&G 연초박 받침대.(주현웅 기자)2019.3.4/그린포스트코리아

KT&G가 비료공장에 연초박 처리를 맡긴 것은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위탁업체 중 상당수가 폐기물 관리 부실 등으로 온갖 환경 피해를 일으켰다는 게 문제다. 일부 업체는 공장등록취소 절차까지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점마을의 금강농산처럼 부실한 업체에 위탁을 맡긴 것이다. 금강농산은 폐기처리시설조차 갖추지 않은 채 연초박을 처리하는 등 문제가 지적된 업체다.

<그린포스트코리아>가 확인한 결과, 보은의 S공장은 2016년 각종 폐기물과 동물사체 등을 불법매립하다 발각됐다. 또 폐기물 부적정 보관 등의 위법행위도 일곱 차례나 적발됐다. 이로 인해 영업정지를 3번 받았고, 2차례의 형사재판에서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KT&G는 2017년 이 공장에 연초박 10톤가량을 처음 공급했다. 불법폐기물 논란으로 S공장이 한창 도마에 올랐을 때다. KT&G는 이듬해인 지난해엔 연초박을 공급하지 않았다. S공장이 행정 당국으로부터 공장허가취소 처분을 받아서다.

지역 시민단체인 질산리청년회는 S공장에 대해 “시설이 미흡해 비가 오면 오·폐수가 인근 하천으로 유입됐다. 또 모토를 이용해 (오·폐수를) 인근 계곡지로 흘려보냈다. 무더위에도 문을 열지 못할 정도의 악취를 유발해 주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S공장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강원 H공장은 사업장 복합악취 측정 결과 배출허용 기준치를 세 배가량 초과해 행정처분을 받았다. 상주의 T공장과 익산의 S공장도 악취 유발 등 여러 문제를 일으켜 민원이나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연초박엔 니코틴이 함유돼 있다. 관리가 허술하면 당연히 인체와 환경에 영향을 준다. 금강농산이 있던 장점마을의 경우 연초박에 열이 가해져 발생한 연기가 집단암 발병의 원인으로 의심되고 있다. 금강농산은 보관시설이 없어 연초박을 마당에 쌓아뒀다. 그런 탓에 연초박은 비가 오면 쓸려가기 일쑤였다. 마을 곳곳에선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TSNa(담배특이니트로사민)가 검출됐다.

이처럼 KT&G의 폐기물처리 위탁업체 선정이 문제로 지적된다.

임형택 시의원은 “KT&G가 위탁업체의 수탁 능력 등에 대해 제대로 검토를 했는지 의문”이라면서 “어떤 과정을 거쳐 불법행위를 한 업체에 연초박 처리를 맡겼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T&G 거울 삼성동 사옥(주현웅 기자)2019.3.4/그린포스트코리아
KT&G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옥.(주현웅 기자)2019.3.4/그린포스트코리아

이에 대해 KT&G측은 위탁업체 선정기준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KT&G 관계자는 “내부 규정상 업체 선정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가 어렵다”며 “연초박은 폐기물관리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했다. 또 처리능력이 있는 폐기물신고 업체와 거래했다”고 주장했다.

허술한 현행 법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폐기물관리법 제18조의2(유해성 정보자료의 작성 및 제공의무)’에 따르면 연초박은 배출자가 유해성 정보를 전혀 고지하지 않고도 위탁업체에 처리를 맡길 수 있다. 이 법은 폐산, 폐알칼리, 금속성 분진 등의 사업장폐기물에만 유해성 정보작성 및 제공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임 시의원은 “연초박은 유해한 폐기물”이라며 “연초박 처리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허술한 관련 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배에는 100종 이상의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 연초박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연초박 유해성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내부자료는 없다”면서 “다만 잎담배 구입시 자체기준에 따라 GMO(유전자변형농산물) 검사와 CPA(작물보호제) 잔류농약 검사 등을 통해 안전한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에서 일부 담배를 생산하는 한국필립모리스는 2013~2017년 연초박 전량을 해외에 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린포스트코리아>는 한국필립모리스에 연초박 수출 목적과 장소 등을 확인하려 수차례 연락을 했지만 필립모리스측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chesco12@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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