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곰 산업 폐지' 국회 정책토론회
"국가가 용지 매입해 조성해야" 제안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한정애 정의당 이정미,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공동으로 주관한 '사육곰 산업 폐지를 위한 관리 방안 마련' 정책 토론회가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박소희 기자)2019.02.28/그린포스트코리아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한정애 정의당 이정미,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공동으로 주관한 '사육곰 산업 폐지를 위한 관리 방안 마련' 정책 토론회가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박소희 기자)2019.02.28/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1981년 농가소득증대 일환으로 시작된 사육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에도 조수 보호구역인 '생추어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그러나 환경부는 “아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녹색연합 주관으로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사육곰 산업 폐지를 위한 관리 방안 마련 정책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생추어리 마련을 통해 자연사할 때까지 보호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의 사육곰 관리방안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생추어리 건립을 위한 조속한 추진위원회 구성과 매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사무처장은 이날 사육곰 매입을 위한 방안을 두가지 제시했다.

하나는 남은 사육곰을 모두 매입해 보호관리하는 방식이다. 두수로 계산하면 비용추계도 어렵지 않고, 사육 곰 산업을 조기 종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육농가가 원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단 매입 예산 부담이 크고 사육곰 전부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는 것이 숙제다. 

다른 하나는 10년 미만 개체 단계별 매입 방안이다. 모든 개체 매입보다 비용 부담은 적지만 농가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10년 이상 개체 관리 문제가 남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사육곰 현황은 지난달 기준 총 32개 농가, 526개체다. 웅담 판매 저조, 수출 금지 등으로 경제적 순익이 나지 않아 농가 입장에서 사육곰은 ‘돈 먹는 하마’다. 농가는 수익이 없으니 비싼 곰사료를 사서 먹일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전한다. 현재 시급한 것은 좁은 철창에 갇혀 개·돼지 사료나 썩은 잔반을 먹어야 하는 사육곰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사육곰 526두수의 전부 수용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 생추어리다. 생추어리를 조성하기 위해 사육곰 두수(526마리)를 기준으로 30만㎡ 정도의 부지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이나 베트남의 생추어리와 비교, 두수당 수용 면적을 계산했을 때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윤상훈 사무처장
토론회 발제를 맡은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

문제는 예산이다. 윤상훈 사무처장은 국가가 용지를 마련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나머지 시설비 예산이나 운영비는 곰재단을 설립하면 민간이나 기업에서 충분히 후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서천국립생태원, 영양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내 부지나 지리산국립공원 등을 생추어리 조성 장소로 후보에 올렸다. 

환경부는 곰의 매입 시설 설치 운영은 민간에서 부담하고 정부는 부지를 제공하는 방안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국유재산법상 정부가 자본금 또는 기본재산 전액을 출자·출연하는 법인이 비영리 공익사업으로 사용하려는 경우에만 사용료 면제가 가능하며, 민간단체에 국·공유지의 무상임대는 불가능해서다. 

이준희 환경부 생물다양성 과장은 “지속적인 요구가 있어 검토해봤지만 국·공유지 무상임대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임대를 위해서는 설치 및 운영까지 국가가 해야 하지만 다 끌어안기는 기재부 설득 등 예산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과장은 “생추어리 현실화를 위해서는 먼저 설치·운영에 대한 국회 요구와 사회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환경부는 △사육곰 농가 폐·전업 지원, △어린 개체 보호 사업 등을 검토 및 진행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한정애 정의당 이정미,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좌장은 윤정숙 녹색연합 공동대표, 발제는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 김민규 충남대 교수가 맡았다. 토론자로는 동물복지 단체와 조동주 전주동물원장, 김광수 사육농가 사무국장 등이 나섰다.

ya9ball@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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