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재활용, 경제보다 환경을 고려해야"
"담배꽁초 재활용, 경제보다 환경을 고려해야"
  • 권오경 기자
  • 승인 2019.02.2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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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사이클' 대표, 수거함 통해 재활용 방안 제시
낱개 포장지·무단투기 방지 앱 등도 소개돼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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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담배꽁초 재활용 활성화 방안을 위한 토론회가 2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어떻게 하면 ‘유해 쓰레기’인 담배꽁초가 '재활용 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흡연문화개선환경협회, 사단법인 에코맘코리아가 주관한 ‘길거리 담배꽁초,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가 2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담배꽁초 폐기물 관리법 제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무단투기 방지 방안, 수거 활성화 방안 등이 제시됐다.

◇환경을 위한 담배꽁초 재활용, ‘수거’에서 시작해야

담배 필터의 성분은 플라스틱으로, 구체적인 재활용 지침이 있다면 충분히 활용 가능한 자원이다.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담배꽁초를 퇴비로 재활용하거나 필터를 업사이클링하는 재활용 기술 개발에 본격 돌입한 상황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담배꽁초가 재활용 불가 폐기물로 분류돼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담배꽁초가 도시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하수도관 막힘, 수질 및 해양생태계 오염 등 여러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에 우리도 하루빨리 담배꽁초의 재활용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담배꽁초 재활용은 수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담배꽁초를 재활용하려면 꽁초를 수거하고 필터와 연초를 분리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며 “무엇보다 책임의 주체를 명확히 하고, 체계적 분리수거를 실현하기 위해 생산자책임제도(EPR)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홍 소장은 △흡연자의 투기실태 연구조사 △꽁초 수거함 설치 △흡연자가 담배꽁초 필터를 유해 폐기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인식 캠페인 진행 △불법투기 억제를 위한 신고포상금 도입(꽁파라치) 등 방안도 제시했다.

에릭 카와바타 '테라사이클' 아시아지사 대표는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꽁초수거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카와바타 대표에 따르면 캐나다 벤쿠버시가 꽁초수거함을 설치해 거둔 사회·환경적 효과는 매우 크다. 2012년 벤쿠버시는 110개의 수거함을 설치해 약 50만명 이상의 시민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로 인해 당시 담배꽁초 무단투기율이 약 99% 감소했다. 현재 벤쿠버시에는 2800여개의 수거함이 설치돼 있어 매년 약 1000만개비의 꽁초가 재활용되고 있다.

카와바타 대표는 “도시 곳곳에 꽁초수거함을 설치하고, 시의회 또는 환경단체가 협력한다면 수거 문화는 효과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며 “호주 캐나다베이에선 수거함 설치 프로그램 도입 3개월 후 길거리에 버려지는 꽁초가 약 87%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뉴저지주에 본사를 둔 테라사이클의 담배꽁초 재활용 프로그램은 현재 미국 내 50여개 도시를 비롯해, 영국과 일본 등에서 진행 중인데, 담배꽁초 재활용 공정은 먼저 꽁초를 수거한 후, 재생원료 생산공정을 거쳐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아이템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선 꽁초수거함 설치 후엔 지자체 또는 민간단체와 협력해 수거함을 비워 박스에 보관한다. 일정량이 모이면 박스들은 테라사이클로 보내져 재활용 공정을 거친다. 재활용 공정은 꽁초와 다른 이물질을 분리하고, 분쇄, 세척, 건조, 정화로 진행된다.

카와바타 대표는 “재활용 가능 여부는 경제적 요소로 결정되는데 담배꽁초는 물류와 공정 비용이 자원의 가치보다 비싸기 때문에 재활용 불가로 분류되는 것”이라며 “이제 지구를 위해, 우리 건강을 위해서라도 꽁초 재활용을 경제적 요소보다도 환경적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무단투기 줄이고 재활용 높이는 기술들 

과연 꽁초수거함을 어느정도 설치해야 담배꽁초 무단투기율을 줄이는데 효과적일까.

이에 대한 답으로 양준호 '어다인' 대표는 이날 새로운 방식의 수거함인 ‘시가랩’을 제안했다.

양 대표는 “미국 환경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꽁초수거함 또는 쓰레기통이 9.8m 이내 거리에 없으면 흡연자가 꽁초를 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 국회의사당 주변에도 수천개의 수거함을 깔아야 한다는 소리”라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기에 담배꽁초가 다시 담뱃갑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하는 ‘장치수거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가랩'으로 불리는 장치수거함은 낱개 포장지를 말한다. 화재 염려나 악취 없이 꽁초를 수거할 수 있는 포장지를 제공한다.

양 대표는 “이 시가랩은 흡연자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역수거와 분리수거를 가능하게 해 재생 인프라를 구축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보통 흡연자들은 다음 담배를 살 때까지 담뱃갑을 들고 다니기 때문에 판매처에 꽁초가 든 담뱃갑을 회수할 책임을 준다면 회수와 수거를 일원화하는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폐기물 무단투기 방지 앱 '캐시빈' 개발업체인 '비움'의 한민 대표는 "캐시빈을 통해 사용자는 쓰레기통 위치를 검색할 수 있으며, 모듈이 장착된 통에 쓰레기를 버려 받은 캐시로 제휴 매장에서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며 "쓰레기가 곧 가치가 되도록 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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