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식압’ 감소 유발로 먹이사슬 붕괴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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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심할수록 ‘먹이사슬의 균형’이 무너져 생태계에 재앙을 몰고 올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기후변화가 ‘먹이사슬의 균형’을 무너뜨려 생태계에 재앙을 몰고 올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는 기후변화가 심해질수록 포식압(잡아 먹혀 개체수가 감소하는 일)이 낮아져 먹이사슬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브라질 캄피나스대 연구팀 등의 연구결과를 최근 게재했다. 이번에 발표한 연구 내용은 생물학적 상호작용과 기후변화 사이의 관계를 밝힌 최초의 실험연구다.

연구에는 캄피나스대 구스타보 쿠에베도 로메로 교수팀 외 브라질 상파울루대 생물학자인 타듀 소브랄-소자, 스웨덴 웁살라 소재 농업과학대 생태학자 토마스 로슬린, 브라질 페르남부쿠주 농촌연방대 티아고 곤살베-소자, 리우데자네이루연방대 니콜라스 마리노, 영국 런던 퀸매리대 파벨 크라티나,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 윌리엄 페트리 등이 참여했다.

포식압은 종 보존 및 생물학적 방제 기능을 하기 때문에 먹이사슬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번 연구결과, 열대지방에서의 포식압 강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연구팀은 "기후 불안정성이 심해질수록 포식압은 감소하는데, 주로 열대지방의 포식압 강도가 감소 추세에 있다"며 "먹이사슬의 붕괴로 2070년 가장 큰 생태계 피해를 받는 지역은 다양한 생물이 사는 열대우림과 아마존이 위치한 브라질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열대지방에서 유기농업에 종사하는 많은 농민들은 이 같은 경고를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살충제의 도움 없이 해충의 천적이 작물을 보호하는 ‘생물학적 방제’에 의존해 작물을 재배하는데, 기후변화가 포식압을 낮추면 방제효과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와 북미지역에서도 특정 종이 급격히 늘어나가나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선 특히 절지동물 생태계가 큰 피해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온대지방에선 기후변화가 상대적으로 안정돼 포식압이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지도한 구스타보 쿠에베도 로메로 교수는 "초식동물, 잡식성동물, 육식동물, 식충동물, 과일을 상식(常食)하는 동물, 죽은 동물을 먹는 조류 등 지구상 모든 동·식물, 곤충, 균·미생물이 먹이사슬에 포함되기 때문에 포식압이 낮아져 균형이 붕괴되면, 생물학적 방제 및 양분 순환과 같은 생태서비스에 엄청난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가 먹이사슬의 균형을 무너뜨린다는 이번 연구는 2017년 위도에 따라 포식압이 달라진다는 내용의 선행 연구를 참고했다.

당시 연구팀은 생태계 위도가 높을수록 포식압이 더 낮다는 것을 입증하려 인조 유충에 물린 자국이나 기타 먹이를 측정했다.

연구는 초록색 점토로 만들어진 2879개의 유충 모델에 대한 포식 위험을 전 세계 31개 곳에서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31개 지형의 고도는 해발 0~2100m였으며, 위도는 중앙 호주와 남아프리카 등을 포함하는 남위 30.4°에서부터 캐나다 남극과 그린란드를 포함하는 북위 74.3°까지였다.

연구결과 이들의 가정은 사실로 확인됐다. 포식압을 높이는 생물학적 상호작용 강도는 적도 쪽으로 갈수록 증가했고 극 쪽으로 갈수록 감소했다.

이번 연구팀은 선행 연구팀이 내놓은 위치기반 데이터에 기후변화 예측 모델까지 추가한 것이다. 

로메로 교수는 "기후변화가 생물 간 상호작용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여태까지의 모든 연구는 전부 이론에 불과했지만, 우리의 연구는 최초로 경험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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