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反 기후변화 워킹그룹’ 구성 계획 파장
‘CO2 악마화=유대인탄압’ 발언 뱉은 인사 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후변화 음모론' 신봉자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인스타그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후변화 음모론' 신봉자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인스타그램)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는 음모론이라고 신봉하는 인사가 주도하는 워킹그룹을 구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백악관이 기후변화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려고 워킹그룹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백악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다. 그는 온실가스 증가와 지구온난화는 무관하다고 보고 있으며 한술 더 떠 기후변화는 미국 등을 음해하려는 중국 등의 작태라는 음모론적 시각을 갖고 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 시절 합의했던 파리기후협정에서도 탈퇴했다. 그런 그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로 워킹그룹을 구성했다는 것은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지구가 위험하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파리기후협정에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워킹그룹 아이디어는 지난 14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나왔다. WP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은 기후변화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대통령에게 조언할 수 있는 자문위원회인 대통령 직속 기후안보위원회 설립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편향된 까닭에 보다 엄격한 과학적 심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들이 회의에서 오갔다. 한마디로 기후변화에 대한 주류 학계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워킹그룹은 이 같은 ‘반 기후변화 자문위원회’를 설립하려는 초기 계획을 수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워킹그룹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과학자들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실제로 NSC 신기술 담당 수석국장이자 독자적인 연방자문위원회의 구성을 옹호해 온 윌리엄 해퍼 박사를 중심으로 연구원들을 모으는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해퍼 박사는 악명 높은 기후변화 음모론자다. 그는 나치 독일의 유대인과 이산화탄소를 비교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해퍼 박사는 2014년 CNBC에 출연해 “이산화탄소의 악마화는 히틀러가 가난한 유대인을 악마로 몰았던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류 기후학을 일종의 ‘컬트(Cult)’로 비유한 뒤 이산화탄소는 오염물질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시각을 갖고 있는 해퍼 박사를 중심으로 워킹그룹이 구성된다면 기후변화가 국가안보를 위협하지 않는다는 뜬금없는 연구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결론은 미국 국방부의 시각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지난달 펜타곤은 기후변화가 미 국방부의 임무, 작전계획 및 시설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가안보 문제라는 밝혔다. 대니얼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기후변화를 심각한 국가안보 위협으로 지목한 바 있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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