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다방]누구를 위한 수소경제인가
[녹색다방]누구를 위한 수소경제인가
  • 그린포스트코리아
  • 승인 2019.02.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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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한국태양광발전학회 에너지전환정책연구소장
이성호 한국태양광발전학회 에너지전환정책연구소장
이성호 한국태양광발전학회 에너지전환정책연구소장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수소경제란 ‘수소가 자동차 등 수송용 연료, 전기·열 생산 등 주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경제’이며, 이는 국가경제, 사회, 국민생활 전반에 근본적 변화를 초래하며, 수소가 경제성장(새로운 성장동력)과 친환경 에너지의 원천이라고 밝히고 있다. 

수소는 지구에서 자연상태로 존재하지 않으며, 물과 화석연료인 탄화수소 형태로 존재한다. 수소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가 수소를 소비함으로써 얻는 에너지보다 크기 때문에 수소경제는 허구이고, 지속가능하지 않다. 수소는 에너지가 아니라 에너지 캐리어(carrier, IEA)이기에 친환경 에너지의 원천일수도 없다.

화석연료에서 수소(그레이수소)를 생산, 연료전지를 사용해 에너지를 얻기보다는 화석연료를 직접 내연기관을 사용해 에너지를 얻는 것이 쉽고, 효율적이다. 화석연료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CCS)할 때, 에너지 손실이 크지만 불가피하게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CCS 없는 수소는 깨끗하지도 않고, 에너지 효율이 낮아 환경적으로도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미국, 유럽에서의 수소·연료전지 사용은 열병합발전처럼 에너지종합효율이 대체기기(가스엔진 등)보다 좋은 경우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전기가 남아돌 때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도 의문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전기 100을 사용해 전기분해로 물에서 수소를 생산, 저장한 후, 연료전지로 얻을 수 있는 전기는 30미만이다. 전기는 배터리에 저장했다 사용하는 것이 효율이 가장 좋다.

수소는 부피가 커서 고압기체나 액화수소로 운반한다. 고압으로 압축하는데 10% 이상, 액화하는데 30% 이상의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고압기체로 운반할 경우 기화손실(boil-off loss)이 발생하며, 액화상태(–253도 이하)로 운반하면 훨씬 더 커진다. 리튬이온배터리의 방전손실율은 월 4~5%이지만 액화수소의 기화손실율은 하루 1%이다. 운반거리가 200km가 넘을 경우 부생수소를 운반, 사용하기 보다는 현지에서 가스에서 추출하는 것이 유리하다. 

고압수소를 장기 저장하면 수소가 용기와 반응하는 현상(수소 취성)이 발생한다. 때문에 수소를 메탄, 메탄올, 암모니아, 톨루엔 등(이후 메탄 등)으로 변환해 저장하는 방법이 권장되고 있다. 그런데 수소를 메탄 등으로 변환하는 것은 변환손실이 커서 경제성이 더욱 떨어진다. 물을 전기분해하여 생산한 수소로 메탄 등을 만들어 비료, 화학제품 등의 생산에 이용하는 것은 합리적인 일이다. 전기로 물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메탄 등으로 저장했다가, 다시 수소를 생산하고, 연료전지로 전기를 만드는 일은 일론 머스크의 말대로 지극히 바보스런 일이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탑재하는 배터리 용량에 달렸다. 테슬라 모델S는 90kwh 배터리 탑재로  500km, 현대차 코나는 64kwh 배터리 탑재로 400km 주행한다. 출퇴근용 전기차는 25kwh 전후의 배터리를 탑재해 150km 내외를 주행한다.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일은 수소탱크와 연료전지 용량을 늘리는 일보다 간단한 일이다. 

전기차의 충전속도는 충전기의 성능에 따라 좌우된다. 배터리 50kwh를 충전하려면 5kw설비는 10시간, 50kw설비는 1시간, 350kw설비는 8분40초 소요된다. 수소충전소 1개 설치비용 30억원이면 전기충전 350kw설비 100개를 설치할 수 있다. 

정부는 가정용 1kw 연료전지(대당 보조금은 2200만원)를 2022년까지 5만기를 보급한다고 한다. 가정용 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은 모두 수입한다. 가정용 연료전지가 소비하는 가스가격은 1㎥당 800원 가량인데, 1㎥당 생산하는 전기(약 3.5kwh)로 절약하는 전기요금은 500원 미만이다. 지난 10여년간 3000여 대가 보급됐으나 가동하는 가구를 찾기 어렵다.

발전용 연료전지를 2022년까지 1800MW 보급한다고 한다. 발전용 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은 모두 수입품이며, LNG를 사용하는데 전력생산효율은 40% 내외이다. 가스복합의 전력생산효율은 55~60%이다. 가스복합의 전력가격은 60원/kwh인데, 연료전지발전은 270원/kwh이다. 국가적으로는 가스 사용량을 늘리고,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늘리는 정책이다. 

내연기관차에 있는 수소차의 에어필터가 흡입하는 공기의 양은 성인 42명이 호흡하는 양이다. 에어필터를 통해 97%의 미세먼지를 거르고, 수소차는 두 단계를 더 거쳐 99.9%의 미세먼지를 거른다. 이를 두고 “수소차는 달리는 공기 청정기”라 할 수는 없다. 과연 누구를 위한 수소경제일까? 

leeseongho2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