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8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발표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지난해 4분기 소득분배가 ‘역대급’ 최악의 결과를 나타냈다.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심각한 빈부격차를 보였다. 상황이 이런데 정부는 전체 가계소득은 늘었다고 자평했다. 분배 문제는 민간부문 활력 제고로 해결할 뜻을 밝혔다.

지난해 4분기 빈부격차가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 제공)2019.2.22/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4분기 빈부격차가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 제공)2019.2.22/그린포스트코리아

22일 통계청의 ‘2018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60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분기 대비 3.6% 증가한 수준이다. 경상소득이 4.8% 증가했는데, 최저임금 인상 영향인지 근로소득이 6.2%씩이나 올랐다.

문제는 빈부격차다. 이 기간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3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17.7%나 떨어진 것이다. 반면 소득 5분위(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932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10.4% 증가했다.

자연히 처분가능소득에서도 차이가 났다. 가구원 수를 1인으로 맞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세금 등 빼고 쓸 수 있는 돈) 동향을 보면 1분위는 82만3000원으로 나왔다. 전년 대비 8.1% 감소한 것이다. 반면 5분위는 전년보다 9.1% 증가한 450만6000원을 기록했다.

4분기 기준으로 지금껏 이런 빈부격차는 없었다. 5분위 가구의 월 가처분소득을 1분위 가구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배율이 5.47를 기록했다. 두 집단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의 차이가 5.47배 난다는 뜻이다.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수치다.

지난해 4분기 계층 간 소득격차가 더 벌어졌다.(통계청 제공)2019.2.22/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4분기 계층 간 소득격차가 더 벌어졌다.(통계청 제공)2019.2.22/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 인식은 안일하다. 이 같은 통계가 발표되자 기획재정부는 참고자료를 배포하며 “가계의 명목소득과 실직소득의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근로소득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사업소득 감소전환, 이전소득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가계소득이 오른 건 사실이다. 중산층 이상의 소득이 일제히 올랐으니 당연한 결과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득이 감소한 계층은 1~2분위(하위 40%)뿐이다. 3~5분위 소득은 전부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1분위 소득이 전년 대비 17.7% 감소한 데 이어 2분위 소득도 4.8% 감소했다. 3분위는 1.8%, 4분위는 4.8%, 5분위는 10.4% 증가한 것이다. 하위계층을 제외한 계층의 소득이 늘면서 전체 가계의 소득은 전년보다 3.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정부도 최악의 빈부격차를 거론했다. 기재부는 계층 간 소득격차 확대 이유가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 △취약계층 고용부진 △기저효과 등 일시적 요인 등 크게 3가지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런 진단은 ‘원론적 얘기만 늘어놓았다’는 비판을 부른다. 고령화와 취약계층 고용부진이 최근 발생한 문제도 아니고, 16년 만에 나타난 최악의 결과를 기저효과로 보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확장정 재정정책에 힘을 더 쏟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고령화 등이 새삼스러운 문제가 아닌 건 사실이지만 그를 포함한 여러 사회문제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 연구위원은 이어 “전체적인 경기 흐름도 부정적 기류를 보이고 있어 양극화 문제는 더욱 심화할 수 있다”며 “1~2분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보를 기본으로 하는 식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는 관계부처간 협업으로 총력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분배여건의 어려움을 엄중하게 인식해 근원적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며 “일자리 창출 주역인 민간의 활력 제고와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 포함된 저소득층 지원을 본격 추진해 차질없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계층 간 소득격차가 더 벌어졌다.(통계청 제공)2019.2.22/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4분기 계층 간 소득격차가 더 벌어졌다.(통계청 제공)2019.2.22/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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