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흐르면서 증가한 모래톱… 자연성 회복 증거
준공 제일 빨랐던 세종보, 유지·보수만 연 17억원

지난해 7월 항공 촬영한 세종보 주변의 금강에는 모래톱이 생겨났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지난해 7월 항공 촬영한 세종보 주변의 금강에는 모래톱이 생겨났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금강 3개 보(세종·공주·백제) 철거 여부가 이달 말 결정된다. 환경단체들은 4대강 보 철거는 강 자연성 회복의 첫 단추라고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보 개방 결과 강이 사막화했다고 말한다. 농업용수 부족 등도 우려된단다. 어느 쪽 말이 사실일까.

18일 대전충남녹색연합이 공개한 금강 항공 사진을 보면 지난해 세종보 수문 개방 이후 강 한가운데 생긴 모래톱을 확인할 수 있다.

모래톱이 우리나라 하천에서 발견되는 이유는 4계절의 기온 차와 강이 산지를 지나는 점 등이 꼽힌다.

양준혁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는 “일부 보수언론에서 회복하고 있는 모래톱의 일부 지점을 확대해 찍은 뒤 사막처럼 됐다고 한다”면서 “세종보 완성 뒤 보에 갇혀 호수 같던 금강이 자연형 하천으로 회복 중”이라고 말했다.

모래톱의 증가는 고여 있던 강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환경부 역시 모래톱 등 생태공간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물새류와 표범장지뱀, 맹꽁이, 삵, 수달과 같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환경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모래톱이 지닌 기능도 크다. 지난 2011년 오경섭 한국교원대 명예교수가 한국하천학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모래톱은 유량변동이 큰 우리나라에서 물 저장고 역할을 하는 중요 지형요소다. 모래알이 오염물질을 걸러주는 역할을 해 수질 정화 필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애물단지 세종보 등 전면개방하니 주민도 좋아해

1864억 들여 만든 세종보는 총 길이 348m(고정보 125m, 가동보 223m), 높이 2.8~4m, 저수량 425㎥인 ‘전도식 가동보’로 대우건설이 시공했다. 2012년 6월 준공되기 전부터 수문 여닫는 유압실린더에 이물질이 쌓이면 작동이 되지 않아 잠수부를 투입해 이물질을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준공 5개월 뒤에도 이어졌다. 당시 수문과 강바닥 사이 쌓인 토사가 유압장치에 끼는 결함이 나타나 한겨울인 1월에 잠수부가 동원돼 보수하는 등 해프닝도 겪었다. 당시 정부는 이런 세종보가 4대강 16개 보 중 가장 빨리 준공됐다며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훈·포장을 수여했다. 세종보는 유지·보수에만 20억원 가까운 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세종보 준공 뒤 금강.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지난 2012년 세종보 준공 뒤 금강.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지난 2014년 이해찬 의원실은 “세종보의 유지관리 및 인건비로 17억 원이 들어갔다”면서 “수력발전소 수익은 줄어들고 인건비 및 유지관리비용은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당시 의원실은 세종보 수력발전소 발전으로 얻은 수익은 2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4대강 사업 이후 금강의 변화를 보는 시민들 반응도 좋지 않다. 충남연구원이 지난해 11월 금강과 관련한 8개 지역의 공무원·시민 등 670명을 조사한 결과 수질과 수생태가 나빠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64.5%, 64.1%였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각각 10.9%, 9.6%에 불과했다. 사업 이전과 비교한 관리비용도 나빠졌다는 응답이 약 58%였다.

수문 개방에는 좋은 평가를 보였다. 보 개방 전보다 수질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40% 수준으로 나빠졌다는 응답 비율인 23.6%보다 높았다. 수생태가 좋아졌다고 답한 비율도 38.2%로 나빠졌다고 답한 비율인 23.3%보다 많았다.

환경부는 지난 8일 금강 3개 보를 전면 개방한 뒤 자정계수가 최대 8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관찰한 결과다.

다만, 수량이 좋아졌다는 응답은 15.3%로 나빠졌다는 응답인 44.2%보다 적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한 듯 공주 지역 이·통 단위 383개 마을 주민들은 지난 15일 공주보 철거 반대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공주시청 건설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솔직히 공주보 문제와 관련해 농업용 관정 설치를 요구하는 민원이 들어온 적은 거의 없다”면서 “보 개방으로 농업용수가 부족하다기보다 지난해 가뭄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준혁 활동가는 “공주 농민들이 일어서기도 했지만, 공주보 개방 뒤에도 농업 용수가 부족한 일은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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