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노조가 현대중공업 인수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현대중공업 인수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총파업을 택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반대 관련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 92%가 찬성표를 던졌다.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투표에서 조합원 5611명 중 4831명(92.16%)이 파업에 찬성했다. 반대는 327표에 그쳤고, 84표는 무효처리됐다.

대우조선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인수에 나설 시 구조조정은 물론 산업 경쟁력도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대우조선 노조는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험난한 구조조정 과정 속에서도 회사를 지켰다”면서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또다시 고용불안이라는 뒤통수를 맞게 됐다”고 규탄했다.

이어 “현대중공업 자본이 독식하는 조선산업 재편이 완성될 경우 다른 조선사업장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독점으로 조선산업 생태계가 파괴되면, 한국 조선업은 결국 자본 독식만이 남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로써 대우조선 인수에 나선 현대중공업은 커다란 암초를 만나게 됐다. 대우조선 노조와 함께 현대중공업 노조도 사측 계획에 반대하고 있어서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2일 사측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요구가 안 받아들여지면 강경투쟁에 나서겠다고도 예고했다.

이들 역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가 구조조정 및 산업경쟁력 약화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당시 “효율적인 경영을 빌미로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또한 영업, 설계, 연구개발, 사업관리 부분은 인수가 확정됨과 동시에 공동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여 고용불안 문제는 더욱 빠르게 다가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은 탓에 현대중공업은 인수 시 무리한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특히 조선경기 자체가 불안한 상황에서 이런 요소는 모두에 악영향을 입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에 쟁의권을 확보한 대우조선 노조는 오는 20일 사내 광장에서 매각 투쟁 보고대회를 열 계획이다. 현대중공업노조는 같은 날 대우조선 인수 반대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한다.

chesco12@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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