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F, 기업 기후행동 분석 보고서 발표

기후 변화와 에너지 문제에 대응하는 한국 기업의 노력에 대한 평가(WWF 제공)
기후 변화와 에너지 문제에 대응하는 한국 기업의 노력에 대한 평가(WWF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 대부분 기업이 중·장기 온실가스 배출 관련 목표를 세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WWF(세계자연기금)는 한국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현황을 분석한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에 대응하는 한국 기업의 노력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18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연구팀이 작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전기·전자·통신) 산업 16개, 수송(수송·물류·자동차·조선) 산업 17개 총 33개 기업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및 성과 등을 분석한 결과 12개의 기업만 중·장기의 온실가스 배출 관련 목표를 세웠다.  특히 과학기반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cience-Based Targets initiative; SBTi)를 고려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운 곳은 전혀 없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업의 전략은 단시간에 근거 없이 세워진 목표로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 

WWF 관계자는 이날 “이러한 장기 목표의 부재는 국내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후 행동에 동참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5년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제시한 1.5도 기후상승 제한에 대한 경각심 대신 국내 규제를 따르는 데만 급급하다는 것이다. 

WWF는 “IPCC가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발간한 이 시점에서 기업은 적극적인 자세로 기후행동의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에 대응하는 한국 기업의 노력에 대한 평가는 국내 전자기업 평균 점수가 58.2점으로 국내 수송기업 평균 점수(39점)보다 높았다. 

이는 국제 시장의 압박이 작용했을 것으로 해석했다. 전자부문의 수출이나 세계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해외 기업이 기후 행동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산업군으로는 에너지가 꼽혔다. 

WWF는 탄소배출권 가격에 따라 에너지 산업은 약 35%, 원자재·건축 산업은 약 19%의 기업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기후위험이 증폭되는 현실에 비춰볼 때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전환 등 기업의 기후행동은 사회적 책임이나 윤리의 차원이 아닌 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WWF는 "에너지 효율 목표와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정량적인 목표도 전반적으로 부재하다"며 에너지 효율화와 에너지 전환을 이룰 기업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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