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빅조선소 모습.(한진중공업 제공)2019.2.13/그린포스트코리아
수빅조선소 모습.(한진중공업 제공)2019.2.13/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한진중공업이 자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 부실로 인해 자본잠식돼 주색거래가 일시 정지됐다.

한진중공업은 13일 공시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공시에 따르면 수빅조선소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 그 손실을 반영한 2018년도 연결 재무제표 결과 자본잠식이 발생했다. 자본잠식 규모는 자본금 5300억원 전액이다.

수빅조선은 만성 적자에 시달렸다. 이는 모회사인 한진중공업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빅조선의 2016년도와 2017년 영업손실액은 각각 1820억원, 233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번 일이 오히려 한진중공업에는 재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끈질겼던 부실 요소를 털어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빅조선이 1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당시 한진중공업은 각각 493억원, 86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진중공업측은 “현재 필리핀 은행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외 채권단의 출자전환 추진 등으로 자본잠식 해소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4월1일까지 한진중공업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거래소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주권 매매거래 정지 기간 내 자본잠식 해소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돼 상장적격성실질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한편, 한진중공업이 7000억원을 투자한 수빅조선소는 중대형상선 위주로 운영되며 한때 수주 잔량 기준 세계 10대 조선소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수주 절벽과 선가 하락을 버티지 못하고 지난달 8일 필리핀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chesco12@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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