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네트워크, 낙동강 8개 보 해체 촉구

12일 구미보 앞 퍼포먼스. (낙동강 네트워크 제공)
12일 구미보 앞 퍼포먼스. (낙동강 네트워크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 낙동강을 생활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농민·어민·시민이 모여 낙동강 8개 보 해체를 촉구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12일 낙동강 창녕함안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강·영산강의 보 수문 개방 결과 자정 능력이 최대 9.8배 증가했다"며 보 해체를 요구했다. 

환경부는 지난 8일  2017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4대강 16개 보 중 11개 보를 개방해 분석한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보 개방 시 체류시간 감소, 유속 증가 등 물 흐름이 크게 개선되고, 수변 생태서식공간이 넓어지는 등 강의 자연성 회복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계 전체 수문을 개방했던 금강과 영산강은 자정계수가 각각 최대 8.0배, 9.8배 상승하는 등 하천의 자정능력이 크게 강화됐다.

낙동강의 자정능력은 금강과 영산강보다 낮은 1.1~1.8배 증가에 그쳤다. 8개 보 중에 5개보(상주, 강정고령, 달성, 합천창녕, 창녕함안) 개방됐지만 일시적 개방에 머물렀다. 

이들은 이날 식수 문제와 어민들의 생존권 문제, 기후환경 변화로 말미암은 농업피해 문제 해결과 낙동강 자연성 회복을 위해 보 해체를 요구했다. 

이날 낙동강 보 해체 요구 영남주민 1만인 선언에는 각계 인사들이 참가해 발언을 이어갔다. 

유점길 한국어촌사랑협회장은 "4대 강 사업 이후 낙동강은 8개 호수로 변해 물고기 부화가 안 되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유 회장은 "환경부는 상류에서 물고기 떼죽음이 나타나고 조류 경보, 녹조가 이어지자 낙동강 고기는 잡지도, 팔지도, 사지도, 먹지도 말라고 한다"며 "(고기를 살리는 본질적인 해결방법은)강물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용수 공급 문제를 이유로 수문개방을 서두를 수 없다는 일부 지적도 반박했다. 

박상수 경북 고령군 우곡면 토호2리 이장은 "농업용수 공급 문제로 보 개방에 일부 농민들이 반대하는 것은 맞지만 전체 목소리는 아니다"라고 했다. 

박 이장은 "농민들은 여름엔 홍수기, 겨울엔 갈수기인 낙동강 변화에 맞춰 농사를 지어왔다. 2010년 합천보 만들고 들이 습해지면서 수박 농민들은 8년 동안 피해를 봤다"며 "생태계 흐름을 깨버린 낙동강 8개 보를 하루빨리 해체해야 한다"고 했다.

낙동강 물을 먹는 부산시민을 대표해 이성숙 부산시의회 부의장은 낙동강 자연성 회복을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지난해 8월 낙동강은 함안보 유해 남조류 70만 셀, 합천보 120만 셀이 발생하면서 사상최대의 녹조 사태를 맞았다"며 "4급수 물을 원수로 취하는 부산시민에게 낙동강 보 해체는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기선 영풍석포제련소 봉화군 대책위원장은 낙동강 고질적 문제인 영풍제련소의 중금속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2014년부터 국정감사에 빠지지 않고 영풍제련소 중금속 배출 문제가 나오지만 5년간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영풍제련소 주변 카드뮴 수치는 세계보건기구가 인정할 수 있는 수치의 200배, 300배를 넘어서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2019 낙동강 자연성 회복 원년, 낙동강 8개 보 해체하라!'라고 쓴 가로 7m·세로 10m 크기 대형 펼침막을 들고 행진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ya9ball@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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