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야생생물 서식지 하늘 75% 빛으로 오염
생태계 탄소 순환에도 악영향 등 심각한 결과 초래

(사진=Pixabay)
세계 주요 야생동물 서식지의 하늘 대부분이 빛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자료사진=Pixabay)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세계 주요 야생동물 서식지(중요 생물다양성 보호지역·KBAs)가 빛공해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시터대학 국제조류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중요 생물다양성 보호지역 하늘의 75%가 인공조명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미국 과학매체 사이언스데일리가 최근 보도했다.

보호지역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2016년 4월 지정한 것으로 미국, 중동, 아시아, 유럽 등 전 세계에 분포한다.

연구팀은 도시에서 발생한 인공조명이 야생지까지 퍼져나갈 수 있었던 것은 빛이 대기를 통해 훨씬 먼 지역으로 확장·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조 가렛 박사는 “보호지역의 하늘이 인공 빛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아주 적은 빛의 유입으로도 전체 생태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빛공해는 미생물, 식물, 갑각류, 곤충,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등 넓은 범위의 생물 종에 영향을 끼친다.

빛공해가 포유류에 미치는 영향은 섭식활동 교란과 포식위험 증가, 생체시계 교란, 로드킬 유발, 생태통로 사용단절 등이 있다.

또 벼, 콩, 참깨, 들깨와 같은 단일성 식물의 경우 영양생장기간이 길어지고 개화가 늦어져 결국 수량감소를 초래하기도 한다.

가렛 박사는 “영향을 미치는 범주도 클 뿐 더러 유입되는 빛의 규모에 비해 결과가 어마어마하다”면서 “새들은 더 일찍 짝짓기를 시작하고, 집단 내 먹이사슬에도 변화를 일으키며, 생태계의 탄소 순환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 보호지역의 하늘은 오직 29.5%만 ‘맑은’ 상태다. IUCN이 규정하는 ‘맑은’ 하늘은 인공조명의 영향이 1% 미만인 경우다.

현재 오염 상태가 가장 심한 곳은 중동으로 하늘의 46%가 오염된 상태다. 이어 유럽(34%) 카리브해(32%)가 뒤를 잇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케빈 가스톤 교수는 “흥미로운 점은 GDP가 높을수록 빛공해 수준도 비례했다”며 “경제 수준이 높을수록 생태계의 위협 수준 역시 높아진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늘에 미치는 빛공해는 야외 활동시 조명 명도를 낮추는 것으로도 충분히 줄일 수 있는 문제“라며 ”지구를 생각한 일이기도 하지만 에너지 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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