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표준지공시지가 발표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부동산 공시지가 현실화에 나선 정부는 형평성을 고려해 고가의 토지부터 손을 봤다. 상대적으로 현실화율이 높은 일반토지는 소폭 인상에 그쳤다. 지가 조정에 따른 세부담 등에 대해서는 관계부처간 의견 조율을 거쳐 향후 보완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4일 부동산 유형·지역·가격대별 형평성을 제고한다는 기본원칙 아래 표준 공시지가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1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표준지공시지가는 지난달 발표에 따른 선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일반토지 역시 지가 조정 필요성이 제기돼 왔으므로 정부는 점진적 현실화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그린포스트코리아DB)2019.2.12/그린포스트코리아
국토교통부(그린포스트코리아DB)2019.2.12/그린포스트코리아

이날 발표된 표준지공시지가는 ㎡당 2000만원 이상의 토지를 고가토지로 규정는 것부터 시작했다. 전국 표준지 중 0.4%에 해당하는 고가토지의 공시지가 변동률은 20.05%를 기록했다.

그 외 99.6%에 해당하는 일반토지의 공시지가 변동률은 고가토지의 3분의 1 수준인 7.29%를 기록했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전통시장 내 표준지공시지가는 영세업자 부담을 고려해 더욱 낮췄다. 서울 중부시장의 경우 오히려 1.9%가량 떨어지기도 했다.

국토부는 최근에 가격이 급등했거나 상대적으로 시세와 격차가 컸던 가격대의 토지를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개선,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같이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가토지 중에서도 변동률이 크게 나타난 지역은 서울과 부산 등 개발 호재가 따른 곳이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한 토지의 공시지가 변동률은 무려 32.4%에 달했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 28.9%, 서울 서초구 서초동 24.5%,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23.9% 순으로 높은 변동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광주, 부산 순으로 변동률이 높았다. 전국 평균 변동률이 9.42%인 가운데 서울은 13.87%, 광주는 10.71%, 부산은 10.26%씩 상승했다. 광주의 경우 에너지밸리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과 송정역 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이 급격한 상승 원인으로 작용했다.

서울과 부산, 광주와 제주만이 전국 평균 변동률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국토부 제공)2019.2.12/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과 부산, 광주와 제주만이 전국 평균 변동률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국토부 제공)2019.2.12/그린포스트코리아

공시지가 변동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곳은 서울, 부산, 광주, 제주 4곳에 그쳤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개 토지는 개발사업 및 지목 변경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가가 최근 크게 오르거나, 공시지가가 저평가된 토지가 집중된 곳의 변동률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역 경기가 암울한 곳의 공시지가는 크게 안 바뀌었다. GM대우 공장 폐쇄 등으로 경기침체와 인구 감소를 겪고 있는 전북 군산은 되레 1.13% 낮아졌다. 현대중공업 인력감축 때문에 비슷한 분위기인 울산 동구도 0.53% 낮아졌다.

이처럼 조정된 공시지가는 형평성을 갖춘 듯하나 일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울산 동구의 경우 경기침체를 들어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지만, 울산 다른 구는 재개발 사업과 KTX 역세권 개발 등으로 지가가 올랐다. 울산 전체의 공시지가 변동률은 5.4%다.

이런 이유로 세금 부담 등에 대한 현실화가 얼마나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당장 국토부는 “공시지가 현실화로 인한 세부담 전가 및 건보료, 기초연금 등 관련 제도의 영향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99.6%를 차지해 대다수인 일반토지는 공시지가 변동률이 7%대로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세부담 전가나 건강보험표 및 복지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이번에 발표된 공시지가의 자세한 내용은 오는 13일부터 내달 14일까지 국토부 홈페이지 또는 관할 지자체 민원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국토부는 이 기간 동안 이의신청을 접수받는데, 이 역시 홈페이지와 민원실에서 할 수 있다.

chesco12@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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