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대우조선 인수에 반대 뜻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9월 파업 중인 현대중공업 노동자의 모습(현대중공업 노조 제공)2019.2.12/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중공업 노조가 대우조선 인수에 반대 뜻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9월 파업 중인 현대중공업 노동자의 모습(현대중공업 노조 제공)2019.2.1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측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요구가 안 받아들여지면 강경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12일 오전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사측이 대우조선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을 보며 “충격과 배신감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우조선 인수는 노동자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회사도 동반 부실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먼저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상선건조, 해양플랜트, 특수선 부분이 겹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효율적인 경영을 빌미로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또한 영업, 설계, 연구개발, 사업관리 부분은 인수가 확정됨과 동시에 공동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여 고용불안 문제는 더욱 빠르게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해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필요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노조는 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측의 그간 모습을 보면 전혀 신뢰할 수 없다”면서 “사업 자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려 현대글로벌서비스를 분사해주는 등 저들의 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이들이 현대중공업 총수 일가”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인수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현대중공업 지주와 산업은행이 ‘조선합작법인’을 만들고, 각자가 현물출자 방식으로 진행하는 데 대해 사측이 향후 투자부분 위기를 들어 노동자에 책임을 전가할 것이란 불안 때문이다.

동반부실도 우려했다.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은 탓에 현대중공업이 무리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특히 조선경기 자체가 불안한 상황에서 이런 요소는 모두에 악영향을 입힐 것으로 전망했다.

노조는 “현재 세계 경제의 저성장으로 해운경기도 살아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회사는 일방통행식 대우조선 인수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노조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인수반대 투쟁을 예고했다. 이들은 “노동자의 고용과 노동조건에 큰 영향을 주는 대우조선 인수가 밀실에서 일방통행식으로 진행됐다”며 “대우조선 인수를 즉각 중단 및 노조와의 대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면적인 인수반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chesco12@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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