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2018년 이상기후 보고서' 발간
기록적 폭염·한파·대설·집중호우 등 발생

(황인솔 기자) 2019.2.7/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2019.2.7/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기후변화의 징후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한국이 사상 최고 폭염과 폭설을 동시에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상청 이상기후 현상과 분야별 피해 현황을 담은 ‘2018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7일 공개해 이처럼 밝혔다.

기상청이 국무조정실,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23개 기관과 합동으로 발간한 ‘2018년 이상기후 보고서’는 지난해 발생한 △한파 △폭염 △태풍(집중호우) 등 이상기후의 발생 원인과 8개 분야(농업, 해양수산, 산림, 환경, 건강, 국토교통, 산업·에너지, 재난안전)의 피해 현황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강한 한파로 1월 말과 2월 초 사이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최저기온을 보였다.

또 장기간 지속된 폭염으로 강원 홍천군에서 일 최고기온 최고치를 경신(41도)하는 등 극한의 기온 변화를 보였다.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도 극심했다. 이상 한파로 제주공항, 여수공항에선 항공기 결항이 잇달았다. 1월 후반∼2월 전반엔 한랭질환자가 631명(사망 11명) 발생해 2011년 이후 최다 질환자 수를 기록했다. 해양 저수온으론 약 103억원의 수산업 피해가 발생했다.

봄철 이상고온으로 과수 개화가 앞당겨진 가운데, 일시적인 이상저온(4월 초)으로 과수 꽃 냉해(5만466㏊) 등의 농업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가을철 수확이 급감하며 사과, 배 등의 과수 가격이 급등했다.

장마일수는 14∼21일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장마가 짧은 해로 기록됐다. 1981∼2010년 평균 장마일수는 32일이다.

장마 이후엔 폭염이 장기간 지속됐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31.4일(평년 9.8일), 열대야일수 17.7일(평년 5.1일)로 관측 이래 최다 1위를 기록했다. 8월 1일엔 홍천의 일 최고기온이 41.0도를 기록해 관측 사상 최고기온을 보였으며, 서울도 39.6℃를 기록해 1907년 10월1일 이후 111년 만에 극값을 기록했다.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수는 4526명(사망 48명)으로 2011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최대 전력 수요는 9만2478㎿(7월 24일)를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또한 해양 고수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어류 집단 폐사 등의 양식생물 피해가 발생해 604억원의 경제적 피해가 났다.

태풍과 집중호우도 만만치 않았다. 10월 5~6일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상륙하면서 많은 비가 내려 10월 전국 강수량(164.2㎜)이 1973년 이후 최다 1위를 기록했다.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로 414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으며, 태풍 콩레이의 내습으로 경상도 동해안 일대가 침수돼 2명의 인명 피해와 549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파는 1월 말부터 우랄 산맥과 베링 해를 중심으로 기압능이 형성돼 지속되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한국 부근으로 유입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륙고기압이 발달해 남서쪽으로 확장하면서 한국에 강한 한파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기상청은 장마가 빨리 종료된 이유는 6월 하순부터 티벳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화하면서 한반도 주변 대기 상층이 온난해지고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북서쪽으로 크게 확장함에 따라 장마전선이 북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지난해 폭염은 경우 7월 초 티벳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이례적으로 강하게 발달해 장마가 빠르게 종료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강한 일사효과와 함께 태풍의 북상으로 뜨거운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하고 동풍효과까지 더해지면서 폭염이 더욱 강화되고 열대야 발생지역이 확대됐다고 했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급변하는 기후변화로 사회경제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상기후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관계부처·기관 간 협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2018년 이상기후 보고서’는 기후정보포털(climate.go.kr)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breez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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