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 (몬가베이 제공)
문어. (몬가베이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국내외에서 문어 양식 기술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양식 문어가 새로운 환경문제를 초래하며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어는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소비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수산물 중 하나다. 그러나 양식이 어려워 어획에만 의존해왔는데 최근 스페인, 일본, 한국 등에서 문어 양식 기술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보고가 잇따랐다.

스페인에서는 참문어를 육상과 바다에서 시험 생산하는 단계고, 중국도 8종의 문어 양식을 실험 중이다. 한국도 지난달 새끼 문어를 양식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은 민간기업이 문어 인공부화에 성공해 2020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러한 문어 양식이 지속가능성과 동물복지에 타격을 주는 '큰 실수'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페루 환경전문매체 몬가베이는 제니커 자케 미국 뉴욕대 교수 등 국제 연구진의 논문을 인용해 "문어는 윤리적·환경적 이유로 사육과 대량생산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문어가 정교한 신경계를 가지고 있어 문제풀이 능력이 뛰어나고, 주변 환경에 따라 피부색과 무늬를 바꿀 수 있으며, 물고기와 협동적 사냥을 하고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똑똑한 동물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어는 인지적 자극과 탐색 기회를 원하는 동물인데, 집단사육 환경은 이들을 지루함과 좌절감에 빠뜨릴 가능성이 크고 심각한 동물복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밖에 문어는 육식성이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어의 먹이로 쓸 물고기와 무척추동물을 다량 잡아야 해 남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배설물과 사료 찌꺼기로 인한 수질오염, 항생제 남용, 자연 서식지 파괴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제니커 자케 교수는 "문어는 매우 똑똑하고 탁월한 능력이 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이를 가둬놓고 기르는 것은 윤리적이지 않다. 대학과 기업에서 문어 양식 기술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는데 이는 큰 실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문어 양식장을 만드는 것 또한 앞뒤가 맞지 않다"면서 "문어를 기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물고기를 잡아야하고, 양식장으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돼 생명이 살 수 있는 바다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breez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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