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앙은행 CBDC 보고서' 발표

한국은행 본사
한국은행 본관.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한국은행은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이 시급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기존 디지털화폐 연구 태스크포스(TF)를 해체하고 관련 연구는 개별부서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29일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CBDC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주요 국가들 가운데 CBDC 발행에 주력하는 곳은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위스 등 일부 국가가 있긴 하지만 미국과 유로존 및 일본 등 상당수 국가는 CBDC 발행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은은 “CBDC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나라의 경우 금융 접근성이 낮거나 화폐 제조·유통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며 “우리나라는 북유럽 일부 국가와 달리 전자결제시스템이 여러 곳에서 운영되고 금융 접근성도 높아 CBDC 도입 필요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현재 CBDC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나라는 튀니지, 우루과이, 마셜제도 등이다. 실제로 금융 접근성이 낮은 국가들이다. CBDC 발행을 검토 중인 스웨덴 등 일부 선진국은 소수의 민간회사가 전자지급결제시스템을 운용해 발행 여건이 쉽다는 차이가 있다.

CBDC 발행에 대한 한은의 진단이 꼭 이 같은 해외 추세 때문만은 아니다. 보고서는 국내 CBDC 도입에 따른 긍정적·부정적 영향이 공존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CBDC를 발행할 경우 통화정책 파급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경제 주체들이 은행 예금 중 일부를 CBDC로 보유할 시 은행 예금·대출이 감소할 수 있어서다. 통화정책의 효과를 좌우하는 건 금리 수준인데, CBDC 발행은 이 같은 원칙적 작동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CBDC의 공급량을 조절하면 금리 조절과 같은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때문에 CBDC 발행에 따른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대외적 배경과 함께 현실 여건도 미흡한 실정이다.

보고서는 CBDC를 도입하려면 한은법과 전자금융거래법, 은행법 등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장 한은은 지난해 신설한 가상통화 전담 연구반(TF)을 해체하기로 했다. 관련 연구는 개별 부서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chesco12@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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