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점선의 안쪽이 질란디아-남극 맨틀이 분포하고 있는 지역. 서쪽으로 인도양형 맨틀, 동쪽으로 태평양형 맨틀이 있다.(극지연구소 제공) 2019.01.28/그린포스트코리아
분홍색 점선의 안쪽이 질란디아-남극 맨틀이 분포하고 있는 지역. 서쪽으로 인도양형 맨틀, 동쪽으로 태평양형 맨틀이 있다.(극지연구소 제공) 2019.01.29/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극지연구소가 남극-뉴질랜드-호주 동편 영역 아래에서 새로운 맨틀(지구의 지각과 핵 사이의 부분)을 발견했다.

이번에 발견된 맨틀은 상부 맨틀이 태평양형과 인도양형으로 구분돼 있으며, 두 맨틀이 호주와 남극 사이에 위치한 호주-남극 부정합(Auatralian-Antarctic Discordance) 아래에 맞닿아 있다는 기존 학설을 뒤집은 것으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극지연구소는 아라온호를 이용해 남극해에 위치한 ‘호주-남극 중앙 해령’을 탐사한 결과 남극권에 ‘질란디아-남극 맨틀’로 명명된 새로운 맨틀을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맨틀은 지구의 껍질인 지각과 핵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구 내부의 84%를 차지한다. 고체 상태이나 지구 내부의 열을 받아 끝없이 대류하고 있다. 맨틀의 움직임은 대륙의 이동, 지각 생성과 소멸을 일으키며 기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존에는 태평양형 맨틀이 호주-남극 부정합 아래에서 인도양형 맨틀과 접해 인도양을 향해 흘러 들어간다는 학설이 통용돼 왔다. 그러나 이번 ‘질란디아-남극 맨틀’의 발견으로 호주-남극 부정합이 태평양형과 인도양형 맨틀의 경계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인도양형 맨틀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것은 태평양형 맨틀이 아닌 ‘질란디아-남극 맨틀’이었던 것이다.

질란디아-남극 맨틀은 원래 하나의 대륙이었던 호주, 뉴질랜드, 남극을 쪼갠 하부 맨틀의 상승 작용에서 기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상승 작용은 약 9000만년 전 하부 맨틀에서 발생해 대륙 아래에 도달해 균열을 일으켰다. 맨틀은 남극대륙 아래에서 현재까지도 상승하고 있으며 북쪽 뉴질랜드를 향해 흘러가 호주-남극 중앙해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박숭현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번 신규 맨틀의 발견으로 전 세계 과학계에서 30년 동안 통용되던 학설은 물론 표준적인 맨틀 대류 모델도 수정될 것”이라며 “이번 발견으로 남극권에서 맨틀이 지속적으로, 또 대규모로 상승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 지구적 맨틀 순환과 진화 과정을 더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 연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탐사는 극지연구소와 충남대, 미국 하버드대, 와이오밍대, 우즈홀 해양연구소 등이 공동 진행했다. 탐사 성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2월호에 게재된다.

hmy1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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