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리더스칼럼] 플라스틱 폐기물 출구가 안 보인다
[그린리더스칼럼] 플라스틱 폐기물 출구가 안 보인다
  • 최주섭 자원순환정책연구원장
  • 승인 2019.01.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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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섭 자원순환정책연구원장
최주섭 자원순환정책연구원장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되어 현지에서 문제를 일으킨 폐기물이 지난 13일 필리핀 현지에서 선적되어 우리나라로 반입될 예정이다. 필리핀으로 들어간 폐기물은 약 6300톤이다. 이 중 필리핀 민다나오섬 항구 내 컨테이너 51대에 보관된 1200톤은 평택항으로 먼저 들어올 계획이다. 환경부는 그간 불법 수출업체에 폐기물 반입명령 처분했으나, 해당 업체가 반입명령을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대집행을 하게 된 것이다.

언론에 보도된 사진을 보면 필리핀으로 수출된 폐기물은 가연성 폐플라스틱이 대부분이다. 발생원은 분리배출된 재활용가능폐기물 중 유가물 선별 후 남은 잔재물과 사업장 생활계 플라스틱 폐기물일 것으로 추정된다. 폐기물의 소각처리비용이 비싸니 불법 사업자는 국내 처리를 포기하고, 명목상 재활용품으로 일정한 처리비를 주고 수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필리핀 사업자는 인건비가 싸니 유가물을 선별하고 남은 것은 무단방치를 계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로 돌아올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소각, 매립 또는 에너지화 중에서 선택해야 할 것이다. 생활폐기물 공공 소각시설과 사업장폐기물 민간 소각시설 또는 가연성 자원을 열적 이용하는 열병합 발전소 그리고 보조연료로 사용하는 시멘트 또는 종이 생산업체 등의 협조가 요청된다. 어느 방법이든 국가가 적정 처리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다.

작년 4월 폐비닐 대란 이후 전국 일원의 지자체나 민간 소각시설들이 대부분 풀가동이다. 폐기물관리법 규정 상 사업장에서 배출된 것들을 지자체가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민간 처리시설에서는 처리비가 톤당 20만원 이상이고, 소각시설의 처리능력을 초과하여 처리하는 것도 법규 위반이다. 열병합발전소는 민원을 이유로 고형연료 사용도 대폭 줄이는 상황이다. 긴급대책이 필요하다. 

작년 5월 정부가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한 지 7개월이 지났다. 커피전문점 등에서 플라스틱 재질의 1회용 컵, 빨대, 비닐봉지 등 사용량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관계법령 개정으로 EPR 대상 품목으로 1회용 비닐류 5종 확대, 포장재 재질구조 개선 미 이행 시 사용 금지 등 규제를 강화했다.

플라스틱 폐기물 감량 효과는 금년 또는 내년부터 나타날 것이다. 생활계 재활용 잔재물은 생활폐기물로 처리가 가능하도록 법규가 개정되었으나, 지자체의 소각시설의 처리 여력이 거의 없어 효과는 미지수다. 풍선효과로 민간 사업장폐기물 소각시설 위탁처리비가 톤당 25만원 이상으로 급등했다. 재활용업체들에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편이다. 업계 휴폐업이 늘어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100만톤 넘는 폐기물이 무단 방치됐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방치불법폐기물 근절대책회의를 열어야 했다.

오는 2022년까지 방치폐기물을 모두 치운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필리핀 수출 폐기물 사건 이후 인천 송도 국제도시 항만 부두 등 여러 곳에 수출길이 막혀 컨테이너 또는 야적장에 쌓인 폐기물도 상당할 것이다.

필리핀 민다나오섬 미사미스 오리엔탈에 한국발 플라스틱 쓰레기 5100 톤이 방치돼 있다. 이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는 지난 7월부터 필리핀 미사미스 오리엔탈 타골로안 자치주 소재 베르데 소코 쓰레기 하치장에 버려져 있다.(사진 그린피스 제공)
필리핀 민다나오섬 미사미스 오리엔탈에 한국발 플라스틱 쓰레기 5100 톤이 방치돼 있다. 이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는 지난 7월부터 필리핀 미사미스 오리엔탈 타골로안 자치주 소재 베르데 소코 쓰레기 하치장에 버려져 있다.(사진 그린피스 제공)

 

플라스틱 선별재활용 사업자 일부는 금년 상반기에 사업을 계속할 것인가 또는 폐업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수요측면에서는 고형연료 소비 감소와 생활계 고형연료의 경쟁력 상실, 물질재활용 제품의 신뢰성 미흡과 고품질 생산기술의 미흡으로 재활용제품의 소비 증가량 미미 등으로 재활용업체의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다.

더구나 미국 서부텍사스 산 원유가 2018년 12월 말 현재 배럴당 42.5달러로 급락한 상황이다. 유연탄 국제가격도 원유가에 연동되어 있다. 재생원료 가격 변동을 2018년 1월과 11월 사이에 PVC 플레이크나 압축 페트는 가격 변동이 없었다. 다른 품목도 인상율이 작다. 2018년 포장재 EPR 의무 이행에 있어서도 PVC, 페트병, 종이팩, 유리병 등이 미달성이 예상되고 있어 미이행 벌칙금만 100억원 초과가 추정된다.

비용 측면에서는 잔재 폐기물 처리비 인상과 자원순환기본법 시행으로 인한 폐기물처분부담금이 추가됐다.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적용되는 최저임금기준 등으로 생산비의 30% 이상인 인건비도 늘어났다. 생산과 소비과정에서 배출된 폐기물을 처리하는 정맥산업이 기울면 제품을 생산하는 동맥산업도 막힘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해결방안은 없는가? 생활계 재활용업계의 매출 증대와 수익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물질 재활용제품의 공공구매부터 확대되어야 한다. 지역 내 발생된 생활폐기물로 만든 재활용품은 지자체가 우선적으로 공공구매를 해줘야 한다. 고품질 제품 생산기술을 가진 영세업체에게 공공구매의 길을 정부가 알선해주어야 한다. 생산규모가 작으면 단체표준을 통해 공동생산, 공동판매를 유도해주어야 한다. 환경표지 또는 GR인증을 위해 자원순환단체 등이 행정적 지원부터 비용부담까지 지원해주어야 한다. 플라스틱 재질별 선별시설을 선진화하여 물질재활용과 에너지용 원료의 품질을 고급화해야 한다.

물질 재활용 용도에 부적합한 중급이하 복합 플라스틱은 열적 이용이 될 수 있도록 수요처를 늘려야 한다. 님비 등으로 열병합발전소의 에너지원 이용이 어렵다면 첨단오염방지시설을 갖춘 제지업체나 시멘트 제조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연료 또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토록 연료 대체비 보상, 사용규제 완화와 온실가스 저감방법으로 인정 등 인센티브를 주어야 할 것이다.

2016년 현재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량 510만톤에 비해 생산자의 의무량은 EPR과 자발적협약량을 포함하여 112만톤으로 생산자 책임이 22%뿐이었다.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플라스틱 재질 포장재의 재활용 의무량을 출고량 100%로 늘리고, 중소기업에 적용하는 폐기물물부담금 감면제는 최소화되어야 한다. 자발적협약 대상품목은 조속히 생산자책임재활용품목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그 결과 생산자가 부담하는 분담금 증액분은 선별재활용실적 전량에 대한 지원금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필리핀 민다나오 국제 컨테이너 터미널에 계류 중이었던 한국발 불법 플라스틱 쓰레기 1400톤이 ‘칼리로에 V852S(KALLIROE V852S)’호에 실려 출항했다.(사진 그린피스 제공)
필리핀 민다나오 국제 컨테이너 터미널에 계류 중이었던 한국발 불법 플라스틱 쓰레기 1400톤이 ‘칼리로에 V852S(KALLIROE V852S)’호에 실려 출항했다.(사진 그린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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