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원자력에너지 정책이 안팎에서 도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오는 6월말로 예정된 신규 원전부지 후보지 선정 발표가 예정대로 이루어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신규원전부지 유치신청을 마감한 결과 강원도 삼척시와 경상북도 영덕·울진군 등 3곳이 신청했다.

한수원은 부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안전성과 환경성, 주민 수용성 등에 대한 종합평가를 거쳐 6월말까지 신규 원전 부지 2곳을 선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한수원의 이 같은 계획에 직격탄을 날리며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버렸다.

국내 원전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당초 유치 신청을 한 지자체에서마저 유치반대 움직임이 나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북 울진군의 경우 15억원을 들여 추진 중인 국책사업인 전원마을 조성부지를 또다시 신규 핵발전소 유치 부지로 이중 신청했다는 논란이 일며 ‘무계획 행정’이란 비난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울진군 관계자는 “전원마을 사업은 6월 중에 시행하지 않으면 예산을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원전부지선정이 늦어질 경우 예정대로 사업을 강행할 방침”이라고 밝혀 후보지 신청 철회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렇게 될 경우 원전후보지 신청 지자체가 두 곳만 남게 되는데, 그나마 강원도 삼척시는 지난 4월 치러진 강원도지사 보궐선거를 통해 반대 민심을 재확인한 상태여서 후보지 선정이 난망해 보인다.

원전부지 6월말 발표는 고사하고, 자칫하면 신규원전부지 유치신청을 다시 해야 할 판인 것이다.

여기에 현재의 원전 안전성 논란을 무시하고 신규 원전부지 발표을 강행할 경우엔 추후 정부의 원전 건설 정책을 분명하게 밝히는 셈이 돼 안팎의 비난 여론 역시 더욱 들끓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원전 2기가 들어서는 지역에 72년간(준비 및 건설에 각 6년, 가동 60년간) 총 1조5330억원 가량의 재정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힐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낙관적이었다.

후보지 3곳을 대상으로 한 실사는 속전속결로 이어졌고, 신규 부지 선정을 4월로 앞당기겠다는 말도 그래서 회자됐다.

그러나 지금은 한수원을 비롯한 정부 정책 관계자들의 탄식만 물밑에서 ‘요동’칠 뿐 모든 것이 ‘정지’ 상태다.

현재 시점에선 "한수원이 사실상 원전부지 선정을 연기했다"는 일각의 전망이 설득력을 높여가고 있다.

김정문 기자 jmoonk99@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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