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나무 60% 멸종위기··· 씨앗 보관소 등 대책 마련 시급

2019.1.18/그린포스트코리아
대표 커피나무인 ‘아라비카’를 포함한 야생 커피나무 품종 60%가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됐다.2019.1.18/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지금처럼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모닝커피'를 즐기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왕립식물원 큐의 연구진에 따르면 대표 커피나무인 ‘아라비카’를 포함한 야생 커피나무 품종 60%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다고 가디언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 결과, 2080년 에티오피아에서 아라비카를 재배하는 지역은 85%가량 줄어든다. 토양 60%도 커피 재배에 맞지 않는 환경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과학자들은 124종의 커피나무를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이들은 평가표를 만들어 전 세계 멸종위기종 리스트 작성을 담당하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전달했고, 그 결과 세계적으로 가장 대중화된 커피를 생산하는 아라비카 야생 커피나무가 공식적으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커피나무가 멸종위기종으로 몰린 이유는 기후변화, 농업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질병 및 살충제 남용 등이다.

IUCN의 멸종위기종 리스트 담당자인 크레이그 힐턴 테일러는 “기후변화는 아라비카 커피 재배에 심각한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커피나무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백만명의 소규모 자작농은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제적으로 성장한 커피산업이 타격을 입는 건 시간문제다. 특히 에티오피아 같은 커피 생산국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아라비카의 유일한 서식지이자 ‘커피씨앗 저장소’로 불리는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커피 수출국이다. 1500만명이 커피 생산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매해 10억달러 이상의 커피를 수출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아론 다비스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커피나무 종 중 몇몇은 커피 분야의 지속성을 유지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이들을 이종 교배하면 질병 또는 악화하는 기후조건에 저항성을 갖는 커피 종을 재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커피산업을 보호하려면 아프리카 등 열대지역에서 커피나무 멸종 대비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론 커피 생산국들이 아무런 대처를 하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에티오피아에선 아라비카 커피나무 보호구역을 지정해 삼림파괴 방지 및 삼림복구 사업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서식지 보호 외에 생식질 수집과 씨앗 보관소 등 장기적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열대농업연구센터 콜린 코우리 박사는 "야생 커피 품종은 질병에 강한 신품종 농작물 개발에 꼭 필요하므로 서식지 보호와 함께 유전자 보관과 식물원 확보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비스도 "이 같은 방법이야말로 멸종 위기에 처한 커피나무를 재생해 지속성 있는 커피 생산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비스는 커피 상품에 환경 정보를 담은 라벨을 부착하는 방법도 생각해냈다. 그는 "커피에 라벨을 붙여 생산지와 제조 방법 등을 표기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며 "대부분 커피 상품에 환경적으로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보나 커피나무 숲 보존 현황을 나타내는 표기는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비스는 "라벨을 부착하면 고객은 충분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며 "라벨을 보고 자신들의 커피 구매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 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와 ‘글로벌체인지바이올로지’에 게재됐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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