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기후센터 연구팀 논문 발표
대기 정체로 미세먼지 축적 심해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온실가스가 현재 추세로 배출되면 한반도에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 연구팀이 발표한 ‘한반도 미세먼지 발생과 연관된 대기패턴 그리고 미래 전망’에는 이 같은 전망이 나와 있다.

최근 한국기후변화학회지에 실린 이 논문에 따르면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가 발생하면 한반도 상공에 자리 잡게 되는 고기압이 북극의 찬 공기 유입을 차단한다.

이틀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15일 세종정부청사 앞 주차된 차량 위로 먼지가 수북히 쌓여있다. 창문에는 향후 차량 2부제 시행을 예고하는 종이가 올라 있다. (서창완 기자) 2019.1.16/그린포스트코리아
이틀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15일 세종정부청사 앞 주차된 차량 위로 먼지가 수북히 쌓여있다. 창문에는 향후 차량 2부제 시행을 예고하는 종이가 올라 있다. (서창완 기자) 2019.1.16/그린포스트코리아

또, 상층의 동서 방향 바람은 한반도보다 북쪽으로 흘러 한반도 지역은 차고 건조한 북서풍이 약화하고, 풍속이 감소한다.

이 같은 고농도 발생 원인은 대기 하층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기온이 올라 대기가 안정돼서다.

연구팀은 이런 메커니즘을 고려해 한국 미세먼지 지표(Korea Particulate matter Index, KPI)를 개발했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의 대기 패턴을 대표하는 지수인 KPI는 500㍱(헥토파스칼)의 지위고도, 500㍱ 고도에서의 동서 방향 바람 성분, 850㍱ 고도에서의 남북 방향 바람 성분 등 3개 지수와 미세먼지 농도와의 상관관계에서 구했다.

연구팀은 이런 지수를 바탕으로 대표농도경로(RCP) 4.5와 RCP 8.5 시나리오를 비교했다.

RCP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5차 보고서에서 발표된 시나리오로 RCP 4.5는 상당한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실현됐을 경우, RCP 8.5는 온실가스 저감 없이 현재 추세로 배출됐을 때를 가정한다.

RCP 4.5는 2100년에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가 540ppm, RCP 8.5는 940ppm에 이르는 걸로 추정된다.

실험결과 기후변화가 진행될수록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기 좋은 기상조건이 현저하게 증가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기상조건 빈도수 변화. 파란색이 과거기후, 빨간색이 미래기후를 뜻한다. RCP4.5(왼쪽)에 비해 RCP8.5의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빈도가 높다. (논문 캡처) 2019.1.16/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변화에 따른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기상조건 빈도수 변화. 파란색이 과거기후, 빨간색이 미래기후를 뜻한다. RCP4.5(왼쪽)에 비해 RCP8.5의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빈도가 높다. (논문 캡처) 2019.1.16/그린포스트코리아

북풍은 약화하고 대기 환경이 안정되는데다 한반도 상공에서의 고기압성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RCP4.5보다 RCP8.5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기가 정체가 더 심해지면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빈도수가 높아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하층 대기가 빨리 데워지면서 상층 기온과 온도 편차가 커져 대기 정체가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육지와 해양의 온도차가 감소해 동아시아 겨울철 몬순이 약화하면 한반도 지역으로 북서풍 유입이 감소하는 것도 미세먼지 발생을 증가시킨다. 또 중위도 지역과 극 지역의 기압차가 줄어들면서 바람이 약해지는 것도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을 부추길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여도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고농도 미세먼지 대책에서 배출량 조절뿐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정체 현상까지 함께 아우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eotiv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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