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포천-아라뱃길 수질, 보 철거만으로 못 잡는다
굴포천-아라뱃길 수질, 보 철거만으로 못 잡는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01.15 16: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 하천 수질 문제 논의할 마스터플랜 필요
굴포천 상류 복개도로 복원… 장기 이행해야
계양테크노밸리 등 주변 오염원 관리도 관건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인천시 굴포천 유지용수 공급시설이 올해 3월 준공되면 유지용수가 한강 원수에서 굴포하수처리장의 하수처리수로 바뀐다. 하루 2만톤에서 7만5000톤으로 방류량이 늘어나 수질 개선이 기대되지만,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나온다.

굴포천은 지난 2017년 12월 국가하천으로 지정됐다. 굴포천이 3개 시도 5개 자치구를 경유하는 하천인 데다 맞닿은 아라천과 통합관리를 해야 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국가하천으로 지정된 지 1년이 지났지만 굴포천을 둘러싼 문제들은 여전하다. 굴포천 수질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받는 귤현보 철거나 굴포천 상류 복개도로 복원 등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2018년 4월 굴포천의 모습. (인천시 제공) 2019.1.15/그린포스트코리아
2018년 4월 굴포천의 모습. (인천시 제공) 2019.1.15/그린포스트코리아

귤현보 철거는 인천과 부천 시민들이 오래 전부터 악취 등 문제 해결 방법으로 기대하고 있는 사안이다. 2002년 아라뱃길 수질 보호 등을 목적으로 굴포천 하류에 설치된 귤현보는 길이 105m, 높이 4.3m(상단 1.5m 라바보 포함) 크기다.

귤현보는 평소에는 굴포천 하수가 아라뱃길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해 한강으로 흘러가게 하는 역할을 한다.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는 귤현보의 상단 라바보가 자동으로 쓰러져 빗물을 아라뱃길로 흘러들게 한다. 굴포천 유역 133.8㎢의 홍수 피해를 줄이려는 장치다.

인천·부천 등 지자체와 시민단체들은 귤현보가 철거되면 굴포천 수질이 개선되고 악취가 거의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귤현보가 굴포천 물이 아라뱃길로 가는 길을 막아 유속이 느려지면서 악취가 난다는 주장이다.

귤현보 관리 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는 귤현보 철거 문제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귤현보를 철거하면 아라뱃길 수질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천시가 지난 2015년 내놓은 ‘귤현보의 굴포천 수생태계 영향조사’ 결과 귤현보를 철거하면 아라천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등이 높아 수질이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하수처리장 고도화 등이 이뤄지면서 굴포천 수질이 과거보다 좋아졌지만, 여전히 아라뱃길 수질에 비해 나쁜 게 사실”이라며 “아라뱃길도 시민들이 이용하는 곳인 만큼 양 하천이 모두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귤현보의 평상시 모습. (부천시 제공) 2019.1.15/그린포스트코리아
귤현보의 평상시 모습. (부천시 제공) 2019.1.15/그린포스트코리아

인천 지역 환경단체는 귤현보의 개방과 철거 관련 문제를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귤현보를 철거하면 굴포천 수질이 좋아지겠지만 그렇다고 지금 당장 뜯어내자는 개념은 아니다”라면서 “치수 관점에서 설치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종합적인 기능 재검토를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굴포천과 한강에 있는 하수처리장 수질 문제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굴포천 물길이 차단되면서 강 바닥에 쌓인 오니층 오염도 숙제다. 이를 풀지 않고는 경인 아라뱃길의 이용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도에서 바라본 아라뱃길과 굴포천. (구글 어스 캡처) 2019.1.15/그린포스트코리아
지도로 본 아라뱃길과 굴포천. (구글 어스 캡처) 2019.1.15/그린포스트코리아

굴포천 상류 지점의 복개도로 복원도 중요하다. 복개도로가 천 상류의 물 흐름을 막아 하수처리장 물을 흘러보내게 되고, 하수는 아무리 정화한다고 해도 악취가 나기 때문이다

인천시 부평구는 일단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으로 복개 도로 복원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예산 약 486억 원(국비 243억 원, 지방비 243억 원)을 들여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부터 부평구청까지 1.2㎞ 복개구간의 콘크리트를 걷어 내는 프로젝트다.

계획된 2022년까지 공사를 마친다고 해도 발원지인 부평 가족공원 칠성약수터까지는 2㎞ 길이의 복개도로가 남는다. 본류 외에 지류들도 많아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이뿐 아니라 굴포천과 맞닿은 인천 계양구에 계양테크노밸리와 서운일반사업단지가 들어올 예정이다. 근처에 있는 부천시 대장동에도 사업단지가 검토 중이다. 오염원이 늘어나면 굴포천 수질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장 위원장은 “굴포천 수질 문제는 단순히 귤현보 철거 문제 하나만이 아니라 아라뱃길을 포함한 마스터플랜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자체와 수자원공사 등이 머리를 맞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eotive@greenpost.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