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미세먼지도 심각한데 이제 '중국발 오존'까지?
중국발 미세먼지도 심각한데 이제 '중국발 오존'까지?
  • 권오경 기자
  • 승인 2019.01.1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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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13년부터 미세먼지 감축··· 오존 농도는 증가
같은 기간 한국의 오존 경보발령 건수도 꾸준히 늘어
스모그가 가득 낀 중국 상하이 모습.2019.1.12/그린포스트노리아
스모그가 가득 낀 중국 상하이 모습.2019.1.1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중국이 2013년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미세먼지는 줄었으나 그 여파로 오존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같은 기간 국내 오존 경보 발령 건수도 증가했다. 중국발 오존에 대한 감시가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하버드대 공학·응용과학대학(SEAS)과 중국 난징 정보공정대학이 중국 내 1000여 곳 대기질 관측소 자료 등을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중국 전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오존농도는 대폭 늘어났다.

연구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강력한 대기오염 개선 정책을 내놓은 2013년 이후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PM 2.5(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40%나 감소했다.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은 21%가량 줄어들었고,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배출량은 약 2% 감소했다.

그러나 스모그를 형성하는 주요 물질 중 하나인 오존은 중국 북부 평원지대 평균치가 0.06~0.08ppm, 최고 농도가 0.15ppm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기상조건의 변동으로 인한 영향을 제외한 분석에서는 주요 도시의 오존 농도가 약 0.001~0.003ppm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같은 시기에 중국 내 오존 수치가 올라간 것을 두고 오존 생성을 돕는 이산화질소 등의 가스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던 초미세먼지가 줄어든 탓으고 보고 있다. 대기질 개선 정책으로 초미세먼지가 줄어들자 이러한 가스가 제대로 흡수되지 못해 오존 생성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대기화학환경공학과 대니얼 제이컵 교수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중국처럼 빠르게 대응한 사례가 전 세계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져 오존이 증가하는 현상을 볼 수 없었던 것”이라며 “중국은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통해 미국에서 30년 걸린 미세먼지 저감을 단 4년 만에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중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면서 오존 농도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오존 오염을 막으려면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을 줄이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 물질이 햇빛과 결합하면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오존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주로 경유차에서 배출된다.

지상 20∼25㎞ 고도 오존층에 분포하는 오존은 태양의 자외선을 흡수해 지구 생물에게 주는 피해를 막는 역할을 하지만 지상과 가까운 오존은 인간의 눈, 폐 등에 해를 끼친다. 고농도 오존에 노출되면 눈과 호흡기에 염증이 생기거나, 시력 저하, 호흡기 질환, 면역력 감소, 신경계통 이상 등을 겪을 수 있다.

보건영향연구소가 국제학술지 랜싯에 게재한 세계질병부담 보고서에 따르면 오존은 전 세계 약 25만4000명의 사망을 낳았다. 만성폐색성폐질환(COPD)으로 인한 사망자의 8.0%는 오존 노출로 인해 숨졌다. 중국은 오존 노출로 인한 건강 피해가 많은 나라로 꼽히기도 했다.

오존은 건강뿐 아니라 주요 곡물 생산에도 해를 입힌다. 오존 수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농작물 수확량이 20%나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환경 전문가인 펑자오중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볼 때 오존은 미세먼지보다 그 폐해가 더 심하며, 중국의 곡물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오존농도가 늘어남에 따라 한국의 오존 농도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연도별 전국 오존경보 발령 현황을 보면 2018년 총 489건으로 2017년(276건)보다 급증했다. 오존주의보는 1시간 평균 농도가 0.12ppm 이상일 때, 오존경보는 1시간 평균 농도가 0.30ppm 이상일 때, 오존 중대경보는 0.50ppm 이상일 때 발령된다.

환경당국과 지자체는 중국발 오존을 감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오존을 발생시키는 물질을 줄이기 위한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9.1.12/그린포스트코리아
1995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전국 오존발령건수.2018년은 2017년 건수의 약 1.5배에 달했다.(에어코리아 제공).2019.1.12/그린포스트코리아

 

roma2017@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