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방해하고 내게 폭언" 주장… 진위 여부 떠나 폭로 시기 미묘해 논란

김보름은 11일 채널A에 출연해 노선영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채널A 캡처)
김보름은 11일 채널A에 출연해 노선영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채널A 캡처)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김보름(26·강원도청)이 노선영(30·한국체대)을 왕따시킨 가해자가 아니라 노선영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진위 여부를 떠나 이 같은 주장을 내놓은 시기가 미묘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보름은 11일 채널A의 뉴스A LIVE에 출연해 2010년 선수촌에 합류했을 때부터 지난해까지 노선영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보름은 "훈련 중 코치가 '30초 랩 타임으로 뛰라'고 해서 그에 맞춰서 뛰면 (노선영이) 천천히 타라고 소리를 지르며 훈련을 방해했다. 쉬는 시간에 라커룸에서 그런 적도 많고 숙소에서 따로 방으로 불러 폭언을 하는 적도 많았다"면서 "선수끼리 견제는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선수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견제가 아니라 피해라고 생각한다. 선수촌에서의 괴롭힘으로 인해 기량이 좋아지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보름은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에서 왕따를 당했다는 노선영의 1년 전 주장도 반박했다. 노선영은 지난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17년 12월 10일 월드컵 4차 시기 이후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팀추월 남녀 태표팀은 단 한 차례도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 “김보름은 태릉이 아닌 한국체대에서 따로 훈련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왕따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보름은 “(태릉선수촌) 훈련 계획표와 영상이 다 있다”, “2017년 12월 10일 월드컵 4차 대회 종료 후 12월 15일부터 태릉선수촌에 들어가 다 같이 훈련을 받았다. 중간에 노선영이 다른 대회에 출전한 5일 정도만 한국체대에 갔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회가 열리는 동안 (태릉선수촌) 스케이트장을 쓸 수 없는 상황이어서 대회가 끝난 뒤 바로 합류해 같이 훈련을 받았다”고 했다.

김보름은 감독과 코치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고 했다. 그는 "감독·코치님께 여러 번 말했다. 코치님이 노선영을 불러 얘기하면 '왜 김보름 편만 드느냐'며 반박했다고 한다. 그래서 (코치가 내게) 참으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보름은 지난해 평창올림픽 당시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노선영이 나머지 두 선수와 크게 떨어진 채 결승선을 통과한 데 대해선 “노선영이 마지막 바퀴 마지막 주자로 뛰는 작전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손발을 맞춘 것”이라며 “경기 당시 노선영이 뒤에 처졌다는 사실을 앞 선수들에게 신호로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김보름은 이 같은 주장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선 "올림픽이 끝난 뒤 1년이 지났지만 저는 앞으로 선수생활을 더 해야 한다. 그러려면 저를 지켜봐주시는 국민과 팬들에게 잘못 알려진 점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 훈련에 집중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김보름이 이 같은 발언을 성폭행 논란으로 빙상계에 큰 파문이 일고 있을 때 내놓았다는 데 있다. 일각에선 김보름과 노선영의 갈등이 결과적으로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성폭행 의혹 사건을 물타기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왕따 논란은 지난해 평창올림픽 당시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노선영이 나머지 두 선수와 크게 떨어진 채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불거졌다. 특히 김보름이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노선영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내놓아 청와대 국민청원에 수십만명이 서명하는 등 논란이 확산했다.

한편 노선영은 채널A에 “할 말이 없다”, “(내가 내놓은 발언들은) 거짓말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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