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인도네시아 정부가 밀수업자로부터 몰수한 유황앵무. 움직이지 못하게 페트병 안에 갇혀있으며, 이중 일부는 구조된 후에도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 (몬가베이 제공)
지난 2015년 인도네시아 정부가 밀수업자로부터 몰수한 유황앵무. 움직이지 못하게 페트병 안에 갇혀 있다. (몬가베이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새 애호가'들을 위해 해외로 팔려나가고 있는 인도네시아 유황앵무들이 구조된 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페루 환경전문매체 몬가베이는 지난 2015년 5월 인도네시아 항구에서 밀수업자로부터 압수한 유황앵무들의 근황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밀수업자는 23마리의 유황앵무를 페트병에 담은 후 운반하려다 적발됐다. 누군가의 '애완동물'로 판매되기 위해 1500㎖ 페트병 안에 갇혀 있던 앵무새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돼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인도네시아에서는 앵무새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이 벌어졌다. 정부는 야생동물거래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부서를 만들고, 밀수업자 처벌 관련법도 강화했다. 또 수십년동안 집에서 기른 애완용 앵무새를 정부에 반납하는 활동도 이어졌다.

정부가 보호한 유황앵무는 동물원, 사파리공원 등에 위탁됐다. 이후 42마리가 야생으로 돌아갔지만 이는 적절한 조치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조류보호단체 플라넷 인도네시아의 아담 밀러는 "앵무새들이 장기간 묶여서 생활했기 때문에 더 이상 날지 못하는 상태였다. 개중에는 주기적으로 '윙 트리밍'(가정에서 사육하기 위해 날개 일부를 자르는 일)을 받았던 새도 있었다. 그들은 야생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앵무새를 야생으로 다시 돌려보내기 위해선 질병검사, 건강 평가를 철저하게 해야하는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시설이 많지 않다. 또 앵무새를 관리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앵무새를 자연으로 돌려보낸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의 거대한 열대우림은 멸종위기에 처한 조류 131종이 서식하는 생물자원의 보고이지만,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많아 불법거래가 심각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에는 125마리의 앵무새를 필리핀으로 밀반출하려던 4명이 사법당국에 체포됐다. 압수된 앵무새들은 직경이 수 ㎝에 불과한 배수용 플라스틱 파이프 안에 갇힌 채 짐처럼 쌓여 있었다.

그중 41마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인 엄브렐라유황앵무로 확인됐다. 발견 당시 7마리는 이미 폐사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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