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이승리 기자] 어렴풋한 그때를 기억한다. A, B, C, D를 겨우 뗐던 초등학생까지 대충 ‘불황’이라는 것을 알았었을 때다. 낮은 베개를 배고 잠든 아이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던 그의 들쑥날쑥하던 한숨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고, 그 곁에서 불안한 눈동자로 가계부와 통장을 번갈아 보던 또다른 그 역시 뜬 눈으로 밤을 세웠다. 다음날 아이가 손에 쥔 ‘수학여행 가정통신문’은 ‘불참’에 동그라미가 쳐졌고, 그때 정확히 아이는 ‘IMF(국제통화기금)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많은 경제학자들은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사태가 도래한 현재, 대해 ‘뉴 앱노멀(Newabnormal)’의 시대로 정의하고 있다. 아무것도 예상할 수 없고,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시작이다.전염병이라는, 예측불가능한 변수가 나타나며 인적교류가 막히고 셧다운이 지속되는 상황에 팬데믹 현상까지 일으면서 전 세계 국민들은 그야말로 초 긴장 상태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소비 심리가 수직하강하면서 유통업계 뿐만 아니라 산업, 경제가 궤멸 수준에 이르렀다. 이 외에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전국 곳곳에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 최근 건설에 난항을 겪고 있는 지역은 크게 세 곳을 꼽을 수 있다.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LNG열병합발전소와 음성 LNG발전소, 서울 강서구 마곡 LNG열병합발전소가 그곳이다.LNG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주체인 SK하이닉스와 한국동서발전, 서울에너지공사는 저마다의 이유를 내세운다.SK하이닉스의 경우 정전에 따른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동서발전의 경우 친환경 LNG연료를, 서울에너지공사는 2030년 이후 안정적인 열 공급이 필요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11년 전 얘기다. 2009년 가을, 기자는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환경 관련 취재였다. 태양열로 전기 쓰고 마을 도로에 자동차를 금지시킨 독일 프라이부르그 보봉 생태마을, 북유럽 최대 공업도시로 과거 환경 파괴를 겪었으나 이산화탄소 배출 줄이고 재활용을 적극 늘려 도시 이미지를 바꾼 스웨덴 예테보리에 다녀왔다.친환경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하고 실천중이라고 홍보하던 현지 기업도 방문했다. 그들이 환경 보호와 경제 성장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어떻게 함께 실천하고 있는지 묻고 싶어서였다. 기자는 탄소 배출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1981년에 케이블 TV채널 MTV가 설립됐다. 81년생이면 한국 나이로 마흔이니까 벌써 오래 전 얘기다. 갑자기 오래전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TV를 둘러싼 매우 상징적인 장면이 그 해에 있었기 때문이다.MTV는 첫 방송에서 영국 밴드 버글스의 뮤직비디오 ‘Video killed the radio star’를 틀었다. 그저 신나고 유명한 노래라는 것 만으로 그 곡을 선택한 것 같지는 않다. ‘영상(비디오)이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rsq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이제 입지 않는다고 한다. 구찌, 샤넬, 프라다 등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들은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동물의 털로 만드는 모피 의류 이야기다. 동물을 가족의 구성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와 더불어 동물 복지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불기 시작한 변화의 바람이다. 살아있는 동물의 몸에서 가죽을 벗겨내는 끔찍한 영상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모피 코트를 벗게하기에 충분했다. 산 채로 가죽이 뜯겨나가는 극한의 고통에 동물들의 몸은 부르르 떨렸다. 진짜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지난 8일 서초구의 한 칵테일바 '리퀴드소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4명이 나왔다는 소식에 세간이 들썩였다. 평택 와인바에서 13명이 감염된 사례에이은 소규모 집단사례의 우려 때문이었다. 이에, 본 기자는 숨을 크게 한번 쉬고, 이 글을 통해 자수하려한다. 코로나19의 확진자가 10537명, 사망자가 217명, 검사진행 13391명에 달하는 경이로운 숫자가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내 주위 사람은 없어, 그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은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몇 달째 이어지면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며 어지간하면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만개한 벚꽃은 마음놓고 볼 수 없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날은 자꾸 미뤄졌다.개학일이 연거푸 연기되면서 자연스레 돌봄공백이 발생했다.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긴급돌봄 3차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유치원・초등학교에서 유아 8만2701명, 초등학생 6만490명, 특수학교 1315명 등 총 14만4506명이 긴급돌봄 서비스를 희망했다. 여기에 노인, 장애인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어제 집으로 우편물이 왔다. 의아했다. 기자는 직업상 이유로 주간신문과 잡지 몇개를 정기구독하는데 그것 외에는 우편물 받을 일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고지서를 모바일로 받고 요즘은 편지를 주고 받는 시대도 아니어서 우편함에 무언가 들어 있는 날은 많지 않다.배송된 것은 두툼한 서류 봉투다. 최근 받은 우편물 중에서는 가장 두꺼워보였다. 겉면에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안내문·선거공보’라고 적혀있었다. 그러고 보니 국회의원 선거가 1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기자가 사는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26년 전 이날, 기자는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 그날 기자는 아침 조회를 앞두고 친구들과 옆반 교실로 우르르 몰려갔다. 똑같은 머릿수만큼의 옆반 아이들은 우리반으로 왔다. 다른 교실에 앉아서 조회를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아이들은 뭐가 그렇게 신났는지 키득댔고, 선생님은 우리를 보시더니 “너희들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그러냐”면서 혀를 끌끌 차셨다. 4월 1일, 만우절이었다.만우절을 영어로 직역하면 사월 바보의 날(April Fools’ Day)이다. 속이는 사람이 나쁜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승리 기자] ‘첫 월급을 받으면 부모님께 빨간 내복을 사드려야 했던’ 그 시절 ‘돈’은 월급날이 되면 고스란히 ‘주머니’ 속에 들어왔다. 봄이나 가을은 차치하더라도 여름에 첫 월급을 받아도 내복을 샀을지 궁금하기도 한 그때 그 ‘돈’을 헤아리는 것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 일이었을 것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하는 그 과정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계수한 돈은 그 돈으로 빠듯하게 한달살이를 해야 하는 사람에게 건네졌다.돈이 오고가려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며칠 전 전화 통화에 신경이 팔린 탓에 지하철역에 들어가면서 마스크 쓰는 걸 까먹고 말았다.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나서야 주머니에 넣어둔 마스크가 생각났다. 코로나19가 바꾼 풍경이다.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9332명으로 전날보다 91명이 늘어났다. 기자가 사는 서울에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는 어제보다 12명 늘어난 372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없고 격리 중인 사람이 283명, 격리 해제된 사람이 89명이다. 지난달 기준 서울 인구는 973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오래 전 얘기다.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던 한 지인이 ‘본사가 정말 답답하다’면서 신기한 얘기를 들려줬다. 본사 담당자가 휴가를 가면 기간이 2주건 3주건 그 사람과는 전혀 연락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그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본사랑 커뮤니케이션 하는 게 너무 힘들어. 5시만 되도 사무실에 아무도 없고 휴가 가면 업무가 완전히 단절돼. 메일 보냈는데 답이 없어서 국제전화 걸었더니 담당자가 휴가중이니까 2주 뒤에 연락하라고 하더라""급한 일이어서 사정을 설명하고 &lsqu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본 기자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로 기사와 소재들의 유해성에 대해 꽤나 잦게 기사를 썼다. 그러다 보니 문득 자주드는 생각이 '어쩌다가 플라스틱이 이 시대에 환경을 파괴하는 진범이 되어버렸을까'다.플라스틱의 역사를 따져 보면 사실 편리, 안전, 유용한 소재가 또 이만한게 없다. 오랫동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소재였다. 새로운 재료가 개발되면 우리의 생활이 획기적으로 바뀌기도 하는데, 플라스틱이 꼭 그랬다.이런 플라스틱은 성형이 쉬워서 공산품, 식자재, 가공류 등 삶에 필요한 모든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3월 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올해의 핵심 주제는 ‘물과 기후변화’다. 세상에는 참 여러 가지 날이 있으니 물 정도라면 하루가 아니라 며칠씩 거창하게 날을 잡아 기념해도 좋다.물 없으면 인류는 못산다. 인류뿐만 아니라 동식물 모두에게 해당하는 얘기다. 다행히 지구에는 물이 많다. 지구 표면의 70%가 물이다. 마트에는 몇백원짜리 생수가 넘쳐나고 아침저녁으로 샤워를 해도 수돗세는 몇만원을 넘기지 않으니 그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지 못할 뿐이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요즘 누가 어디에 투표할 것인지가 관심이다. 그 투표가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경우라면 관심은 더욱 높아진다. 모두 똑같은 한 표인데 어떻게 ‘결정적인 투표’가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세상에는 그런 투표도 있다.정치에 관심이 비교적 덜하거나, 특정 정당 또는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가 없는 사람이 있다. 그럼 사람들은 ‘이 당이니까 찍고, 저 당이니까 외면해야지’라는 기준 대신 자기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투표권을 행사한다. 어떤 사람들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설레발은 죄악’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특히 스포츠팬들 중심으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대상으로 설레발을 자제하자는 분위기는 거의 ‘정설’처럼 여겨지고 있다.몇 년 전 한국 프로야구의 기아 타이거즈가 시즌 초반부터 기세를 올리며 독주를 하고 있었던 적이 있다. 기아팬들은 물론 기자들도 기아 우승을 조심스럽게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한 기자의 ‘타이거즈는 어떻게 강팀이 됐나’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고, 공교롭게도 그 시점부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이었다. 기상청은 매일 비가 내리겠으니 우산을 챙기라고 했지만 사흘 후에도, 나흘 후에도 비는 오지 않았다. 끈기가 남달랐던 친구는 포기하지 않고 꼬박꼬박 우산을 챙겨 학교에 왔다. 열흘 가까이 지나는 동안 비는 한방울도 떨어지지 않았다. 친구는 결국 분통을 터뜨렸다. 기상청을 고발하겠다며 길길이 날뛰었다. 요즘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향한 비판을 살펴보다 이 친구의 울분이 다시 떠올랐다. 처음엔 KF94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했다가, 지금은 면 마스크를 다시 사용해도 된다고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동네 골목마다 전동킥보드를 심심찮게 본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한동안 타는 사람이 줄었고 코로나19 등으로 외출 자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예전 같지는 않지만, 날이 풀리면서 다시 킥보드가 많이 보인다.집 앞에서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까지 킥보드로 오가는 사람도 많고 저녁이면 킥보드를 탄 사람들이 공원 산책 대신 라이딩을 즐기는 모습도 자주 봤다. 커플들은 둘이 같이 타고 다니기도 한다. 사무실 밀집 지역이나 대학가에서는 전동 킥보드가 이미 익숙한 풍경이 됐다.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등 마이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