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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스폰, 잠자리는 기본"…장자연 사후 6년, 여전히 존재하는 '검은 손'

'그것이 알고 싶다', 연예인 스폰서 스캔들 다뤄…이번에도 변죽만 울리나

기사입력 2016.02.16 10:27:29
  • 프로필 사진황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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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싶다 ‘시크릿 리스트와 스폰서’편 방송장면


#사례1. 28살 A씨는 어렸을 때부터 연기 지망생이었다. 그녀는 영화를 데뷔시켜 준다는 조건으로 ‘스폰’ 제의를 여러 번 받았다. 하지만 그 제의를 거절했고, 대학로의 한 극단에서 무명 생활을 하고 있다.

#사례2. 예고를 나온 B씨는 가수를 꿈꾸었지만, 그 꿈을 포기해야 했다. 데뷔를 하고 연예계에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힘 있는 누군가와 잠자리는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위의 두 사례는 주변에서 직접 들은 이야기다. 

확인할 수 없는 이런 '소문'도 있다. 기획사가 걸 그룹을 구성할 때 구성원 중에 그룹 활동에 ‘자금’을 담당하는 멤버와, ‘성 상납’을 담당하는 멤버가 있다. 집안이 부유한 멤버는 가수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담당하고, ‘성 상납’을 담당하는 멤버는 음악방송 관계자에게 방송 출연을 위해 ‘몸’을 받친다.

소문은 무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은 되지만 좀처럼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연예계 스폰서의 세계. 지난 13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 ‘시크릿 리스트와 스폰서’> 편이 방송되면서 연예계 스폰서의 세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변죽만 울리고 끝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여성 연예인들의 연예계 스폰과 관련된 발언이나 내용들이 화제가 되지만 번번이 폭로성으로만 그치고 연예계 스폰은 지금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왼쪽 걸그룹 타히티, 오른쪽 타히티 멤버 지수 SNS에 올라온 스폰제안. 메시지에는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모임의 스폰 브로커라며, 한타임당 200~30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적혀있다.(출처=(왼)드림스타엔터테인먼트, (오)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최근에는 걸그룹 타히티의 멤버 지수가 SNS를 통해 “이런 다이렉트(메시지) 굉장히 불쾌합니다”라며 스폰 제의를 받은 것을 공개하고, 제안자를 처벌해 달라고 경찰에 고소했다. 

지난 2010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여성연예인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연기자의 45.3%는 술시중 요구를 받았으며 60.2%는 성접대 제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설문조사 결과 여성연기자의 55%가 유력 인사와의 만남 주선을 제의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연구를 직접 진행했던 이수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그 당시 연구 진행이 매우 어려웠다”며 “아직도 연예계 현실은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연예계 전반의 산업구조와, 권력관계 등 여러 가지 구조가 얽혀 있겠지만, 연예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다”며 “원하면 여성을 돈으로 사고, 강요해서 얻어낼 수 있다는 시각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예인들은 연예계 스폰과 관련해 사안이 민감하다 보니 사실을 밝히는 것을 매우 꺼린다. 또한 이게 알려지면 완전히 매장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스폰 사실을 묵인하거나 참고, 어떻게든지 이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겠다고 생각한다.

▲故 장자연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 문서에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가 구타를 당하고 잠자리를 강요받았다고 쓰여있다.(출처=유튜브)


2009년 배우 장자연이 자살을 하면서 ‘성상납과 술 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내용의 문서를 남겼고 한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연예계 성상납 의혹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시간과 함께 이 사건은 잊혔고, 장자연 리스트에 오른 관계자들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꿈을 담보로 한 성상납. 이 바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거쳐야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잘못된 논리. 더 이상은 배우 장자연 씨와 같은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인 것일까.

황신혜 기자 ecolove@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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